책을 쓴다는 것은장거리 경주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열정이 대단하다. 그러다 이내 기력이 떨어진다. 포기할 것을 심각하게 생각한다. 그때 순탄한 내리막길이 나와 반짝 힘을 얻는다. 간혹 번득이는 묵상의 영감이 차오른다. 그러나 한 장 쓰기에도 지칠 때가 많다. 작업의 대부분이 장거리 주자의 리듬을 닮았다. 꾸준한 속도로 멀고도 외로운 길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막바지에 이르러 마지막 한 줄이 눈에 보일 때쯤이면 아예 감각이 마비된다. 몇 달 전에 품었던 열정을 찾아 두레박을 드리우지만 공급이 달린다. 새 힘이 필요하다. 영감이 필요하다.
내가 그것을 어디서 찾는지 말해도 될까? 우선 하나님 앞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낸다. 원고를 발송하는 순간 아무 데나 한적한 장소를 찾아 걸음을 멈춘다. 주자의 가슴으로 결승선의 테이프가 느껴진다. 그렇게 몇 분 동안 하나님과 나는 함께 그 맛을 음미한다. 그 다음에는 먹는다. 막판 작업 때는 대개 끼니도 연거푸 거르기 일쑤인지라 배가 고프다. 그리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한 가지 생각만 한다. ‘다 이루었다.’ 인생의 사명을 다 이루기라도 한 듯 가상의 세계에 흠뻑 취하는 것이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있노라면 예수님이 어디서 힘을 얻으셨는지 새삼 이해가 된다. 그분은 눈을 들어 지평선 너머 식탁을 보셨다. 잔치에 시선을 두셨다. 그 광경이 힘이 되어 그분은 끝까지 뛰셨다. 끝까지 강하게. 그 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최후의 추수가 끝나고 우리가 식탁에 둘러앉을 그날, 그리스도는 이 말씀으로 축복하실 것이다.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그 순간, 우리의 경주는 가치 있는 것이 되리라.
- 「예수님처럼」/ 맥스 루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