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야기햇볕같은이야기1 › 손가락 하나로

최용우 | 2002.02.24 12:59:3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살같은 이야기
♣♣그 803번째 쪽지!

      □손가락 하나로

겨울방학이 시작된 뒤 동네 아이들은 아침만 먹으면 지게에 갈퀴와 가마니를 지고 산으로 향했습니다.불쏘시게로 땔 갈퀴나무(말라 떨어진 소나무 잎)를 긁으러 가는 것이지요.좀 등치가 있는 큰 아이들은 지게에 낫을 꼽고 나무를 허러 갔습니다.
이렇게 한겨울이 끝날쯤이면 집 뒤켠마다 집보다 높은 나뭇가리가 생기는데 일년치 땔감인 것입니다.일찍 철든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효도하기 위해 악착같이 나무를 해 나르기도 했습니다.땔감을 겨울방학때 충분히 준비해놓지 않으면 젖은 나무나 생나
무를 때야 하는데 그 매운 연기 대문에 어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곤 하였던 것 이지요.
그러던 것이 지금은 겨울철 안방을 따뜻하게 해주는데 손가락 하나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재래식 나무를 때는 아궁이 부엌은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그나마 연탄을 때는 집도 전 국민의 11% 밖에 안된답니다.
어떤 보일러는 전화 한통으로 불을 지피고 끄기도 합니다.중앙난방식 아파트는 아예 난방에 신경 쓸 필요조차 없으니 참으로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마른시대입니다.
손가락 하나로 구들을 뜨끈뜨끈하게 하니 편하기는 하지만 뭔가 잃어버린 듯한 허전한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1998.1.12 월요일 오후에 행복과 사랑을 드리는 좋은이아빠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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