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 업적주의

한승지............... 조회 수 429 추천 수 0 2002.08.31 07: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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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 업적주의





일반적으로 기자들이 교회를 비판할 때 써먹는 단골 메뉴 중 하나가 “한국교회는 사회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겁니다. 기자뿐만 아니라 신학자나 교회 바깥의 사람들도 그런 얘길 자주 합니다.


그럴 때마다 반박하는 사람들의 얘기도 비슷합니다.“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해서 그렇지 사실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공헌을 하는데…”


억울한 면이 없진 않습니다. 다른 종교와 비교하기가 좀 그렇긴 하지만 가톨릭이나 불교 같은 타 종교들은 수직적인 체계가 잘 잡혀있어 모든 활동이 하나의 종단 안에서 원활하게 조율됩니다. 좋은 일을 했을 경우 홍보도 체계적으로 이뤄집니다.


반면 기독교는 얼른 떠오르는 교단만 해도 20개가 넘습니다. 게다가 지역교회는 교회별로 각개 약진을 합니다. 교단 총회에서 뭘 해라 마라 참견하기 힘들죠. 타 매체의 종교담당 기자들은 교회의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토로합니다.


“다른 종교는 취재를 위해선 누굴 만나야 한다는 게 딱 떠오르지만 기독교는 도대체 누굴 만나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니 교회는 좋은 일을 해도 잘 알려지지 않고 안 좋은 일은 서로 다투다보면 바깥으로 쉽게 알려져 실제 이상으로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이웃을 섬기는 일을 하는 크리스천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헌신으로 조금씩이나마 교회의 이미지가 개선되는 듯하다가도 교계 일각에서 가끔 일으키는 사회적 물의가 한꺼번에 교회의 위상을 추락시킵니다.


홍보의 문제도 문제지만 교회가 사회봉사를 하면서도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개교회 업적주의입니다. 얼마전 서울의 한 교회가 몇십억원 규모의 사회복지 시설을 건립해 운영한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그 교회 목사님께 여쭤봤습니다. “이런 일은 교단의 사회복지 법인에 돈을 맡겨서 전체 교단의 이름으로 하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정부 입장에서도 한 교회의 시설에 지원해주는 것보다 교단의 시설에 지원해주는 게 부담이 더 적을 것 같습니다”


제 질문에 그 목사님께서는 “큰 교회들이 앞장서서 교회의 여론을 일으켜야 합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목사님은 교단의 대표직까지 지내셨던 분이셨습니다. “목사님께서 교단 대표로 계실 때 세우신 사회복지법인이 있습니다. 이곳을 통해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은 생각해보지 않으셨습니까”라고 재차 물었습니다만 “큰 교회들이 먼저 해야 한다”는 말씀만 되풀이하셨습니다.


똑같은 금액이라도 교단을 통해 쓰이면 더 많은 곳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타 종교의 경우 이런 방법으로 실제로는 대형교회가 한번에 쓰는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쓰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 각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회들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사회봉사를 한다는 보람을 느낄지 모르지만 세상 속에서 교회의 영역은 점점 줄어드는 겁니다. 그러니 교회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한국교회는 사회봉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자꾸만 되풀이되는 것이 아닐는지요.


모든 일을 교단이 다 주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소중한 헌금이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답답한 마음이 생깁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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