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방식의 차이

운영자............... 조회 수 670 추천 수 0 2001.11.04 06: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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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방식의 차이




나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농촌교회 담임전도사로 일하였습니다. 내가 목회 하던 그 농촌 교회 교인들의 구성은 일반 농촌 교회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교인 가운데 50%는 원래 그 농촌 원주민이고 나머지 50%는 완전 도시 사람들입니다. 웬 도시 사람이냐구요? 그 교회 근처에 국가 안전기획부 소속 전파 관리국이 있어서 안기부 직원 가정들이 교회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 여름, 홍수가 크게 나서 교회 담과 주변 축대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나는 주일 예배 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하기 위하여 교인들 모두 모이라고 광고하였습니다.


“이번 홍수로 교회 담과 주변 축대가 무너져 내렸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얼마동안 모두들 잠잠하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아무도 입을 떼지 않습니다. 그러자 도시 출신 한 집사님이 답답하다는 듯 한 마디 하였습니다.


“전도사님, 빤한 것 아닙니까? 큰 공사도 아니고 돌담 좀 무너진 것이고, 축대 좀 내려앉은 것이니까 한 두세 사람 불러다 일을 맡기지요, 뭐! 한 이틀이면 끝나지 않겠습니까? 전도사님이 알아서 하시고, 회계 집사님이 내일 돈 찾아다가 전도사님께 드리시지요, 뭐!”


그러자 모두들 옳은 소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옳은 소리라고 한 사람들은 몽땅 도시 출신 교인들이었고, 농촌 원주민 출신 교인은 그 집사의 제안에 모두들 묵묵부답하고 서로 의미 있는 눈짓들만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농촌 출신 교인들끼리만 뭐라고 계속 쑥덕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기분 나쁘게 말입니다.


한참이나 지난 후 내가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어서 말씀하십시오” 하니, 쑥덕이기를 마친 농촌 출신 집사님 하시는 말씀이 “예, 전도사님. 다름이 아니라, 요즈음이 농사철이라 인건비가 비쌉니다. 사람을 사면 아무래도 인건비도 많이 줘야 하고, 또 그 일꾼들 점심과 참도 내야 합니다. 사모님이 다 하실 수도 없는 일이고, 어차피 우리들 중 누군가 나와서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우리들이 직접 하는 게 돈도 안 들고 좋겠다 싶어서 우리들 농사 일손이 언제 한가해질지 그때를 서로 의논하느라고 잠시 지체하였습니다. 이 일은 저희들이 다음주 안에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전도사님은 염려 마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도시인은 돈이었고, 농촌 사람은 몸으로 때우기였습니다. 나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때 명확히 보았습니다.


/이정수 목사




예화포커스


목사이자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엮은 예화 백과사전이다. 추상적인 진리를 구체화하는 데 유용한 예화 중에서도 아주 감동적이고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것들을 가려 실었다. 이 예화집은 믿음, 교육, 소망, 사랑, 성공, 용서, 찬송, 행복 등 각 주제별(전 50권)로 되어 있으며, 성경말씀, 명언, 묵상자료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한 태 완 목사 편저, 좋은 땅 (전화:386-8660), 각 권 값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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