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으로 마친 생애 (장례 설교)

한승지............... 조회 수 1092 추천 수 0 2002.09.28 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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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으로 마친 생애

주님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신 해암 이준묵 목사님이 여기 말없이 누워 계십니다. 목사님의 일생은 주님의 교회를 섬기시면서 행복하게 산 생애였습니다. 우리는 목사님을 사랑하고 흠모하는 마음으로 고별예배를 드리려고 여기 모였습니다.
최일환 장로님은 이런 시로 흠모했습니다.

하나님 섬기듯이 이웃을 받들고
이웃 사랑하듯 흙을 만지며 살아온 나날
그대 손 거치지 않은 사랑 어찌 있으랴
한국의 그룬트비 해남에 계시다

이제 목사님은 해남을 떠나 천국에 계십니다. 저는 사랑하는 목사님을 천국으로 환송하면서 한없이 자랑스럽고 부럽기만 합니다. 한번 살다가는 일생에 어쩌다가 목사님과 동시대에 살아 그 얼굴을 보며 그 격려의 음성을 들으며 살게 되었는지 한없이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는 목사님을 생각할 때마다 사도 바울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도 바울은 2천년 교회사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는 위대한 목회자요, 신학자요, 선교사요, 선교자였습니다. 사도 바울속에 흐르는 그리스도의 영성이 우리 목사님의 가슴속에 흘러 넘치고 있었습니다.
"사나 죽으나 내 몸에서 그리스도만 존귀하게 하려 하나니 이는 내가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니라"(빌 1:21)
오직 그리스도만을 존귀케 하려는 일념으로 살았던 사도 바울은 그 일생의 최후가 가까워질 때에 그의 최후의 죽음을 하나님께 부어드리는 관제로 관제로 보았습니다.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
사도 바울은 죽음을 생명을 빼앗기는 것으로 생각지 않고 자기를 드리는 것으로 고백한 것입니다. 우리 목사님은 전 생애를 주님께 드리는 제물로 삼고 사셨고 주께로 가셨습니다. 저는 오늘 목사님의 생애를 조명하면서 은혜를 받고자 합니다.
첫째, 목사님은 순교자의 심정으로 사셨습니다.
순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자기 죽음을 선언하고 날마다 자기 죽음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목사님은 살아있는 순교자였습니다.
목사님은 어린시절부터 순교 신앙으로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7살에 중병이 들어 백방의 약이 무효라 온 동네 사람들이 무당굿을 해야 산다고 할 때 어린 소년은 "나는 예수 믿기 때문에 이대로 죽을지언정 굿은 하지 않는다"고 반대했습니다.
도미련 선교사의 소개로 목사님의 어머니는 광주 제중병원으로 어린 아들을 등에 업고 140리를 걸어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살려냈습니다. 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고생과 수고는 참으로 눈물겨운 것이었습니다.
또한 주님을 위해 일생동안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려고 결심하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와 형님의 강권으로 결혼을 하고 첫날 밤 신부 앞에서 로마서 4장 8절을 읽었습니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그리고 목사님은 신부 앞에서 울었습니다. "나는 첫날밤에 주님 사랑할 것을 다짐하여 신부 앞에서 성경 읽으며 울었다"고 회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목사님의 뜻이며 또한 사모님의 뜻이기도 했습니다. 사모님도 주님을 위해 평생 동정하고 싶었고 그런 심정으로 살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결혼한 지 사흘만에 산동성 선교사로 떠났습니다. 산동성에서(1939-1942) 삭발하고 중국인 선교에 목숨 걸고 헌신했습니다.
1945년 해남읍 교회에 부임하여 일관되게 살아가신 정신은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의 신앙에서 솟아오르는 힘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약한 듯 하나 강하게 사셨던 것입니다.
둘째, 목사님은 자기와 싸운 외로운 수도자였습니다.
일생동안 사도 바울처럼 선한 싸움을 다했습니다. 선한 싸움은 마귀와의 싸움이며, 타락한 세상과의 싸움이며, 자기와의 싸움이었습니다.
목사님의 생애는 신앙적으로 본다면 순교자의 정신이 자기를 이기는 수도자로서 이끌어갔습니다. 목사님은 미암산 정상 새벽기도를 통하여 자기 반성과 회개의 기도를 드렸고 요가를 통하여 극기 훈련을 했으며 냉수 마찰로 평생 건강 연단을 계속했던 것입니다.
목사님의 삭발 정신의 스포츠 스타일은 언제나 청년의 기백으로 정진하는 수도자의 경건만이 언제나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순명 목사의 감화를 받아 평생 독신 전도단의 정신에 공감하여 헌신할 것을 결심했으며 맨발의 성자 이현필과 이세종 선생의 금욕, 절제, 성빈, 순결, 노동, 봉사, 순종의 정신에 공감하여 청렴과 겸손과 자기 부정의 정신으로 일생을 살으셨던 것입니다.
목사님은 한반도의 최남단에서 그의 생애를 오직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제자로서 일관되게 살아간 자취는 우리 후배 목회자들에게는 수많은 감동과 교훈으로 남겨주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일생동안 겸손하게 사셨습니다.
목회자로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자신을 비우고 겸손하게 맨 앞자리에서 무릎 꿇고 나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수강생이 되는 모습은 언제나 큰 교훈으로 남아 있습니다.
목사님은 평생을 배우는 구도자이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사님은 우리의 참 스승이셨습니다.
목사님은 일생동안 자기를 쳐서 복종시키며 회개하는 성자로서 일생이셨습니다. 목사님은 분명 그리스도를 본받아 평생을 고행하며 살아온 옛날 성자들의 영성의 흔적이 흐르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담요 한 장을 들고 바위에서 철야 도중 갑자기 하늘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너 이놈 너는 교인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으면서 너는 네 이웃에게 무엇을 하느냐" 이 음성을 듣고 온 몸이 땀이 나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고 마치 토사광란을 만난 것처럼 방바닥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목사님은 그 이후 작은 자, 가난한 자, 소외된 이웃을 찾아 주님을 섬기는 심정으로 사셨습니다.
목사님은 자기와 싸워 이긴 승리자였습니다. 남에게 복음을 전하고 자기는 버림이 될까 두려운 심정으로 선한 싸움을 하였던 것입니다.
셋째, 목사님은 사명으로 사신 하나님의 종이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달려갈 길을 마쳤다고 고백했습니다. 여기 '마쳤다'는 고백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신 것과 일치하는 단어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고 죽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 죽음을 자기 할 일을 다한 것으로 고백했습니다.
목사님은 은퇴하신 후에도 사명자의 일은 쉬지 않으셨습니다. 해남읍 교회를 은퇴하신 후에도 광주에 교회를 개척하고 용동 농민교회도 세우셨습니다. 목사님은 여생의 꿈과 바램에서 "나는 건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한 주님의 사업을 끝까지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일생동안 자기를 나타내려 하지도 않으시며 예수님을 닮고 그 말씀을 순종하며 양들을 섬겼던 사명의 종이셨습니다. 평범한 목회자였으나 보통 사람답지 않은 성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목사님은 개교회 목회자로서가 아니라 지역 사회를 품에 안고 목민의 목사로서 사회 봉사의 정신으로 고아, 과부, 청소년의 아버지요, 가난한 이웃들의 친구였습니다. 동대원은 그를 성자로 만드는 요람지가 되었습니다.
넷째, 목사님은 행복한 목회자셨습니다.
목사님은 지금 하늘나라에서 우리 주님께서 예비하신 면류관을 받는 기쁨이 충만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목사님에게 면류관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목사님을 존경하는 마음이며 흠모하는 생각입니다. 목사님을 통하여 우리 주님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 바로 목사님의 면류관이었습니다.
헨리 나웬은 목회는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역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사님은 주님을 생각나게 하는 일생이셨습니다.
목사님의 일생은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삶이었습니다. 목사님의 얼굴만 보아도 예수님이 생각나고 음성만 들어도 생각이 났습니다. 남쪽 하늘만 보아도 어린 종도 목사님을 생각했고 예수님을 생각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목사님은 많은 복을 받으셨습니다. 90세를 일기로 청년의 기백으로 건강하게 사셨습니다. 좋은 형님을 만나 평생 그 우정이 하늘처럼 높았고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내조해 준 좋은 사모님을 만나 행복하셨습니다.
부모님을 존경하고 효도하는 5남매의 자녀를 두셨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 수많은 주의 종들이 목사님을 존경하고 따르고 있습니다.
저는 목사님 얘기를 지금부터 40년전 박찬섭 목사님을 통해서 신학생 때 들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목사님을 흠모했고 목사님을 평생 존경하고 따르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 상록수의 정신으로 농촌교회를 섬겼고 오늘의 목회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목사님을 사랑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목사님의 영성이 어린 종의 가슴에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은 참으로 부러운 일생을 사셨습니다. 이제 스데반처럼 주님의 영접을 받으실 것을 기대합니다.
목사님은 주님의 사랑받기 위해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많이 받으소서 어린 종도 하늘나라 가서 목사님을 뵈올 때까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목사님, 편히 가소서. 잘 사셨습니다. 어린 종에게 부탁하신 대로 저는 눈물을 흘리며 목사님의 환송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세세에 있기를 빕니다."
/이중표 목사

예화포커스 (시리즈1-50권)
이 예화집은 가정, 감사, 건강, 교육, 교회, 믿음, 소망, 사랑, 성공, 용서, 찬송, 효도, 행복 등 각 주제별로 한권씩 책이 이루어져 있고, 책마다 주제의 성경 말씀들과 그에 맞는 예화(80여개), 묵상자료, 금언, 기도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태 완 목사 편저, 좋은 땅, 각 권 값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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