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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부동하지 않는 등대
1995년 캐나다 행정 당국과 미 해군 사이에 오고간 아주 흥미로운 통신 기록이 있습니다. 뉴펀들랜드 해역에서 미 해군함과 캐나다 정부 사이에 오고간 통신 기록인데, 그 내용은 캐나다에서 아주 유명한 일화가 되어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미국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북쪽 15도 방향으로 항로를 우회하기 바람. 응답 바람.
캐나다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당신 항로를 남쪽 15도 방향으로 우회하기 바람. 응답 바람.
미국인: 본인은 미 해군 함정 함장이다. 되풀이 말한다. 항로를 수정하라. 응답 바람.
캐나다인: 안 된다. 당신 항로를 우회하라. 제발. 응답 바람.
미국인: 여기는 유에스에이 링컨 항공모함이다. 미합중국 해군 함대 중에서 제2위 함대다. 우리는 중급 군함 석 대, 순양함 석 대, 상당히 많은 호위함과 함께 항해 중이다. 항로를 북쪽 15도 방향으로 우회하기를 요청한다. 우리 배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응답 바람.
캐나다인: 여기는 등대. 응답 바람.
미국인: (침묵)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우석훈의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에서 뽑아왔습니다.
ⓒ최용우
반석 위에 세우는 지혜
숭례문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지 49일이 지났다. 국보1호와 함께 시커멓게 타버렸던 국민들의 자존심도 어느새 잊혀져가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숭례문과 유사한 화재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 600여년 된 교토 금각사가 21살 행자승의 방화로 전소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3년의 공사 끝에 금각사를 복원했지만, 국민들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쳤다. 두 차례의 추가 복원공사를 통해 소실된 지 50년 만에 금각사의 복원이 완료되었다. 반세기가 걸린 셈이다. 이후 금각사는 전과는 또 다른 관광 명소가 되었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도 집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그 주추를 반석 위에 놓기 때문이다. 철저한 자기 점검과 견실한 계획이라는 반석 위에서 새롭게 시작할 때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수를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내일을 만들려는 자세이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1995년 캐나다 행정 당국과 미 해군 사이에 오고간 아주 흥미로운 통신 기록이 있습니다. 뉴펀들랜드 해역에서 미 해군함과 캐나다 정부 사이에 오고간 통신 기록인데, 그 내용은 캐나다에서 아주 유명한 일화가 되어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미국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북쪽 15도 방향으로 항로를 우회하기 바람. 응답 바람.
캐나다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당신 항로를 남쪽 15도 방향으로 우회하기 바람. 응답 바람.
미국인: 본인은 미 해군 함정 함장이다. 되풀이 말한다. 항로를 수정하라. 응답 바람.
캐나다인: 안 된다. 당신 항로를 우회하라. 제발. 응답 바람.
미국인: 여기는 유에스에이 링컨 항공모함이다. 미합중국 해군 함대 중에서 제2위 함대다. 우리는 중급 군함 석 대, 순양함 석 대, 상당히 많은 호위함과 함께 항해 중이다. 항로를 북쪽 15도 방향으로 우회하기를 요청한다. 우리 배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응답 바람.
캐나다인: 여기는 등대. 응답 바람.
미국인: (침묵)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우석훈의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에서 뽑아왔습니다.
ⓒ최용우
반석 위에 세우는 지혜
숭례문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지 49일이 지났다. 국보1호와 함께 시커멓게 타버렸던 국민들의 자존심도 어느새 잊혀져가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숭례문과 유사한 화재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 600여년 된 교토 금각사가 21살 행자승의 방화로 전소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3년의 공사 끝에 금각사를 복원했지만, 국민들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쳤다. 두 차례의 추가 복원공사를 통해 소실된 지 50년 만에 금각사의 복원이 완료되었다. 반세기가 걸린 셈이다. 이후 금각사는 전과는 또 다른 관광 명소가 되었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도 집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그 주추를 반석 위에 놓기 때문이다. 철저한 자기 점검과 견실한 계획이라는 반석 위에서 새롭게 시작할 때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수를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내일을 만들려는 자세이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