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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로마인 이유
로마인들은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중해 세계의 승자가 되어 천년 제국을 이뤘습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책을 통해 이 질문을 던지는데 결국 법과 제도를 지키는 원칙에 충실했던 로마시민들의 삶이 바로 로마 제국의 번영의 열쇠였다고 답합니다. 뿐만 아니라 점령한 나라의 국민들에게는 시민권을 개방하고 그 대표자를 원로원에 흡수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에 성공했습니다. 고대 로마인이 후세에 남긴 진정한 유산은 제국의 유적들이 아니라 제도와 개방성을 통한 사회질서 확립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들은 전쟁마저도 결코 적이 미워서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했으며 그랬기에 승자였을 때에도 몇 가지의 경우를 제외하곤 적을 정복하여 말살 시킨 적이 거의 없이 그 문화를 존중하고 그 나라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어느 때 보다 경제, 문화, 정치가 다변화하는 사회에서 시오노 나나미가 주목한 로마의 힘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원칙을 지키고, 약자를 배려하며, 상대를 존중하는 문화야말로 강한 사회로 만들 수 있는 첫 단추가 아닐는지요.
/손세용 목사 | 동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