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진돌이의 생환 탈출

이주연 목사 | 2010.09.02 23:53:25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우리 집엔 영제와 진달래가 살고 있습니다.
얘들은 진도에서 온 백구인데 우리 집에 와서
부부가 되어, 지난 겨울엔 6마리의 새끼를 나았습니다.

그 중 남매(진돌이, 진달래 2세)는
산마루서신 가족이기도 하신 분(김정숙 님)께
분양되어 떠났습니다.

서울을 떠나 진도보다도 숲이 울창한
서울대학교 연습림이 있는 산 속으로 간 것입니다.
어미 아비가 사는 곳보다 좋은 곳으로 보냈기에 마음이 놓였지만,
정이 들어 보내면서는 섭섭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진돌이와 달래는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아침이면 산책도 나가고
마음껏 뛰어놀며 이젠 제법 성견으로 자랐습니다.

얘들은 풍산개 한 쌍과도 친구가 되어 놀고
이따금씩 동네 나가서
똥개들과도 어울려 놀다 오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이 왔습니다.
진돌이가 아침 산책을 따라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며칠씩 동네를 찾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3일이 지나고 닷세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열흘이 지나 모두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집에 있던 개들이
산등성이를 향하여 일제히 짖기 시작하였습니다.
진돌이가 나타난 것입니다.

목덜미는 살이 파이고
입에서는 피를 흘리며
몸엔 덫과 덫에 매인 쇠사슬을 끌며
탈진한 채 나타난 것입니다.

알고보니 진돌이는
사람들이 멧돼지나 고라니를 잡으려고 놓은
덫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진돌이는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니 덫의 올무가 몸에 파고 들자
덫을 묶고 있는 쇠사슬을 끊기 시작한 것입니다. .
이가 상하고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까지,
그것도 무려 열흘 동안이나 말입니다!
이렇게 하여 마침내 생환한 것입니다.

삶을 포기하지 않는 그 생존 본능
주인에게 돌아오고자 하는 충성심
그리고 무엇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는지 간파하고
쇠사슬을 끊고자 한 그 영리함과 집념!
이것이 진돌이를 죽음의 올무에서 벗어나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려
그 빗물을 먹으며 열흘을 버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생환탈출한 진돌이는 탈진하여 수술도 바로 받지 못한 채
3일 동안 영양식을 먹으며 기력을 회복한 후
수술을 받고 다시 주인과 친구들 틈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생명의 의지,
주인께로 돌아가고자 하는 충성심
그리고 무엇이 죽음의 굴레인지를 알고
끊어내려는 그 집념!
이것이 바로 창조주가 뭇 생명에게 준
삶의 본성은 아니겠습니까?

사람에겐 이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과 교통하는 영혼의 감성과
창조주께 귀의하는 믿음까지 주셨는데
어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요.<연> 

*사진 설명
지난 겨울 영제와 진달래가 낳은 여섯 마리 새끼들 중
암수 한쌍(진돌이와 진달래 2세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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