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기다림의 성숙

전병욱 목사 | 2010.09.23 14:51:5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기다림의 성숙”(6.10.2009)

  성숙한 사람은 기다릴 줄 안다.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다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부는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의 추수까지 기다린다.
  열매 맺는다는 확신이 없는 사람은 불안하다. 초조하다. 그래서 분주하게 뛰어 다닌다. 초조함은 불안에서 나오는 것이다. ‘내가 잘 될까, 안될까, 어디로 갈까, 어느 줄을 설까?’ 항상 초조하다. 사람들로부터 조금 안 좋은 말을 들으면, 불안해서 못 견딘다. 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과외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부모의 불안감 때문에 과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과외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배우고, 스스로 공부할 시간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부모의 불안감 때문에 아이들이 혹사 당하고, 오히려 비효율적인 자리로 끌려다니는 것이다.
  사람은 믿어줘야 성장한다. 예수님은 삭개오에게 회개를 강요하지 않았다. 그의 과거의 죄를 추궁하지도 않았다. 다만 삭개오의 집에 들어가서 같이 식사하자는 제안만 했다. 집에 들어가 같이 식사한다는 것은 유대 문화에서는 상대를 믿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삭개오는 남의 것을 빼앗은 것은 4배로 갚고, 재산의 반을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나누어주겠다고 말한다. 변화된 것이다. 성장한 것이다. 믿어주고 기다려주니  완전히 변화된 것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일단 상대를 있는 그대로 혀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 다름이 있는 상대를 못살게 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사랑이란 ‘너를 너로 혀용하는 것이다.’ 요즘 개그 프로에서 “내비둬”라는 코너가 있다.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의미심장하다. 상대가 내 눈에 차지 않더라도 그냥 놔두면 안되겠는가? 하나됨을 얻기 위한 첫단계는 관용이다. 그냥 내 버려 두라. 자기 주장을 외치는데 혈안이 되었던 60년대, 70년대에 비틀즈는 "Let it be" 라는 노래를 불렀다. "Let it be"는 발음과 뉘앙스도 “내비둬”와 거의 비슷하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그냥 내비둬. 어두움 속에 헤매고 있을 때도 그냥 내비둬. 상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그냥 내비둬. 헤어진다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 만나게 된다. 그냥 내비둬” 탕자의 아버지가 탕자가 망할 것을 몰라서 집에서 내보냈겠는가? 알았지만, 헤맬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준 것이다. 사랑이란 말씀을 심어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의 중심에는 인본주의적인 자기 교만이 있다. 내가 움직이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겸손한 사람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뭘 이루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내 운명을 개척할 수 없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것이다. 그래서 신뢰하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내 삶에서 하나님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런 깊은 기다림이 있을 때, 열매를 맺게 된다. 야곱의 인생은 초반에는 기다리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머리를 짜내서 팥죽으로 장자권을 빼앗고, 아버지를 속여서 축복을 받아낸다. 모두 기다리지 못하고, 자기 힘으로 이룬 일들이다. 야곱은 이런 행동을 통해서 뭘 얻었는가? 결국 쫓기는 인생이 되었고, 외지에서 외로운 망명 생활을 해야했다. 반면에 그의 아들 요셉은 13년의 오랜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기다렸다. 자기가 한 일은 거의 없어 보이는데,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 바닥에서 애굽의 총리까지 되는 영향력의 사람이 되었다. 사랑하고 기다리라. 형제를 너무 쉽게 판단하고 정죄하지 말라. 너를 허용해야 나도 허용받는 자리에 서게 된다.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설득과 대화, 그리고 시간의 테스트를 통해 자라나는 모습을 기다리라.

출처/ 삼일교회 청년부 주보 yes31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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