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향기롭지 않은 과일은 벌레도 먹지 않습니다

이외수 | 2011.05.30 23:56:1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1.해충은 관리대상의 자연이고 익충은 보호대상의 자연입니다. 자연이라고 다 보호대상은 아니라는 얘기지요. 어느 곤충학자에게서 들은 상식입니다

2.나비와 나방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나비와 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지요. 파리는 분명 해충이고 박멸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들어오면 가끔 나비와 파리를 구분치 못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3.인생을 살다 보면 남에게 속는 경우보다 자신에게 속는 경우가 휠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기를 원망할 때보다 남을 원망할 때가 휠씬 더 많습니다. 아상 때문에 진정한 자기가 안 보이기 때문이지요.

4.인터넷에서 새로 만들어진 속담 중에서 최고의 속담을 뽑는다면 '이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라는 속담이다. 악플 밑에다 리플로 사용한다. 그런데도 먹이를 주는 사람들은 박애주의자?

5.한글날입니다. 한글은 여러 나라의 언어학자들로부터 이구동성으로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라는 칭송을 들어온 문자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보람있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독선적인 사람들은 자기의 억지주장을 합리화시킬 때 다양성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그런데 왜 자기의 억지주장만 다양성에 포함되고 논쟁 상대의 반박 주장은 다양성에서 제외되는 거지. 자기 소유 이외의 다양성은 모조리 쥐약 먹고 죽었다고 생각하시남?

7.세상에는 이외수의 글이 자기 취향과 다르다고 이외수를 쓸모없는 인간으로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솔방울을 먹을 수 없다고 소나무를 쓸모없는 나무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저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분골쇄신, 날마다 글을 쓰겠습니다.

8.향기롭지 않은 과일은 벌레도 먹지 않습니다. 물론 과일은 벌레가 먹건 사람이 먹건 가을이 되면 향기롭게 익습니다. 익었다면 땅에 떨어져 사람에게 천대받은들 어떤가요. 자신을 키운 나무뿌리, 한 줌 거름으로 스며들어도 기쁜 일이지요.

9.진흙 속에 핀 저 연꽃은 곱기도 하지, 세상이 다 흐려도 제 살 탓이네- 정선아라리 중의 한 소절입니다.

10.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흔들리고 비가 내리면 땅바닥이 젖는다. 오늘도 먼 산머리 조각구름은 거처가 없다.

 

-이외수 트위터에서  http://twtkr.olleh.com/oi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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