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이해인 › 어머니

이해인 | 2008.01.16 01:43:4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685.

어머니

당신의 이름에선
색색의 웃음 칠한
시골집 안마당의
분꽃 향기가 난다

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바다가 넘실대는
남빛 치마폭 사랑

남루한 옷을 걸친
나의 오늘이
그 안에 누워 있다

기워 주신 꽃 골무 속에
소복이 담겨 있는
초년의 추억

당신의 가리마 같이
한 갈래로 난 길을
똑바로 걸어가면

나의 연두 갑사 저고리에
끝동을 다는
다사로운 손길

까만 씨알 품은
어머니의 향기가
바람에 흩어진다.

<내 혼에 불을 놓아 >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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