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이해인 › 아침 노래

이해인 | 2003.08.28 12:25:0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이해인64. 아침 노래


아침은
하얀 치약의 향기로
나를 깨우네


매일
경건하게
치약을 짜며
조금씩 줄어드는
나의 남은 시간을
헤아려보네


치약을 한입 물고
거울을 보면
나를 향해
환히 웃는
나의 얼굴


줄어드는 시간을
두려워 말라고?
그의 빈자리에
순결하고 견고한
희망을 꽉 채워 넣으라고?


꼭 그래야 한다고
그러면 좋다고
거울 속의 얼굴이
내게 말하네


ⓒ이해인(수녀)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