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일기023-1.23】 인제 안와
오후에 은행에 가는데 이장님이 다른 한 분과 함께 동네 입구에 현수막을 치고 있었다. “수고하십니다.” 나는 두 분에게 인사를 하고 지나왔다.
“누구여?” 이장님은 나를 아는데 다른 한 분은 나를 모르는 모양이다. 15년이나 살았는데 아직도 나는 동네 사람이 되지 못했다. 이렇게 오래 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타지에서 온 사람들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동네 사람들의 배타성도 한 원인이다. 그냥 나는 동네 할머니들이랑만 친하다.
“고향방문을 환영합니다. 근데 이제 사람들이 고향에 안와.”
현수막을 치면서도 별로 기대를 안 하는 눈치다. 사실 우리동네는 언제부터인가 토박이 동네 사람들보다 새로 들어온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다. 그냥 서로 간섭 안 하고 산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