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엇이든 › ▷◁ *solomoon의 1231번째이야기

솔로문 | 2004.06.03 14:05:0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partⅠ.

덜 사랑하는자.

과거는, 가끔 그렇게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만 남겨두곤 해.

이를테면 풍경같은 것.

사람은 사라지고 풍경만 남는거야.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정말 인생이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하곤 해.

....


별이 떨어지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이 마치 눈물처럼 느껴졌어.

눈에 눈물이 맺혀서,

그래서 눈물방울이 동그랗게 만들어졌을 때,

눈을 깜빡깜빡하면 또르르르 떨어지잖아.

눈물이 처음 맺혔을 때의 그 느낌, 알아?

그건 너무나 신비해서,

나는 언제나 내 눈에 첫 눈물이 맺힐때

그 눈물에 온 마음을 집중하게 돼.

그래서 내가 왜 우는지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말아.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르 굴러 떨어질 때,

나는 별하나가 또르르르 굴러 떨어지 는 것을 상상해.

별은 그런식으로 울지 않을까.

...


그래서, 이제 나는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거야.

누군가가 "너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내게 물었어.

무엇일까.

나는 무엇에 마음을 사로잡힌 채 살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가끔 내게 무엇을 보느냐고 물어.

무엇을 생각하느냐고.

무엇때문에 세계의 끝과 같은 깊은 한숨을 쉬느냐고.

내게 그런 버릇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 알았어.

내가 가끔 생각에 사로잡혀 허공을 응시하다가

깊은 한숨을 쉬곤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상실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얼마전에 알았지.


상실감?

아니야. 그건 감 같은 게 아니야.

그냥 상실이야. 순수한 의미의 상실.

....


나는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우리가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

우리는 무엇을 얻을 때마다 중요한 무엇인가를 잃게 돼.

나는 그걸 알고있어.

더 슬픈 것은,

무엇을 얻고자 할 때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무엇과,

앞으로 잃게 될 무엇을 다 알고 있다는 거야.

하지만 무엇을 얻었을 때,

자신이 잃은 것이 무엇인지는 몰라.

정말 몰라.

완전하게 잃어버렸기 때문에,

짐작도 할 수 없는 거야.

내가 잃어버린 그것은 우주 저 밖으로 던져지고,

아무도 두번 다시 돌아보지 않아.

혹시 나를 진심으로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어,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다라고 이야기해주어도,

나는 그걸 기억해낼 수 없을 거야.

그건 정말 완벽한 상실이니까.

하지만 그것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생을 보낼수는 없잖아.

잃어버릴 것이 두려워 아무것도 얻으려 하지 않을 수는 없잖아.

사람들은 그렇게 잃어버리고, 잃어버리고,

자기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인생을 끝내겠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얻고 싶다고 생각하지.

그리고 정말 그것을 얻었을 때 악마는 영혼을 가져가지.

그렇다면 어느쪽이 진짜 인생이야?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무언가를 얻어야 하는 쪽일까?

아니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텅빈 영혼을 지키며 사는 일일까?


상실은 비처럼 흐를뿐... / 해피엔딩中 에서 / 황경신



















♬ Buckshot LeFonque - Another Day
채운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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