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자료공유 › 茶山詩八曲屛(다산시 팔곡병)

최용우 | 2007.08.25 23:33:1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원문
客舟汎晴江 閒看盤渦浴鳥雙 正到急湍投下處 凉拂拂窓 不亦快哉
絶頂倦游 雲霧重重下界封 向晩西風吹白日 一時呈露萬千峰 不亦快哉
騷騷木葉下江阜 黃黑天光蹴素濤 衣帶飄風裏立 疑仙鶴刷霜毛 不亦快哉
人屋角障庭心 凉日無風晴日陰 請買百金毁去 眼前無數得遙岑 不亦快哉
雲闊展醉吟遲 草樹陰濃雨滴時 起把如椽盈握筆 沛然揮墨淋 不亦快哉
奕棋曾不解輸 局外旁觀坐似愚 好把一條如意鐵 然揮掃作虛無 不亦快哉
篁林孤月夜無痕 獨坐幽軒對酒樽 飮到百杯泥醉後 一聲豪唱洗憂煩 不亦快哉
落盡家結客裝 雲游迹轉他鄕 路逢失志枰生友 交與囊中十錠黃 不亦快哉哉

해석문
삐걱삐걱 노 저으며 청강에 배 띄우고, 쌍쌍이 무자맥질하는 물새들을 보다가
쏜살같이 내닫는 여울목에 배가 와서, 시원한 강바람이 뱃전을 스쳐 가면, 그 얼마나 상쾌할까.

깍아 지른 절정을 힘겨웁게 올랐을 때, 구름 안개 겹겹으로 시야를 막았다가
이윽고 서풍 결에 태양이 눈부시고, 천봉만학 있는대로 일시에 다 보이면, 그 얼마나 상쾌할까.

낙엽은 사각사각 강 언덕에 떨어지고, 우중충한 날씨에 흰 파도가 넘실댈 때
옷자락 휘날리며 바람 속에 섰노라면, 하얀 깃을 쓰다듬는 선학과도 같으리니, 그 얼마나 청쾌하랴.

이웃집 처마 끝이 앞마당을 막고 있어, 가을날도 바람 없고 맑은 날도 그늘진 것을
백금으로 사들여서 모두 다 헐어내고, 먼 산 묏부리들이 눈 앞에 훤하게 하면, 그 얼마나 시원할까.

흰 종이를 활짝 펴 두고 시상에 지그시 잠겼다가, 우거진 녹음 속에 비가 뚝뚝 떨어질 때
서까래와 같은 붓을 손에 잔뜩 움켜쥐고, 먹물이 흥건하게 일필휘지 하고나면, 그 얼마나 유쾌하랴.

장기 바둑 승부수를 내 일찍이 모르기에, 곁에서 물끄러미 바보처럼 앉았다가
한 자루 여의철을 손으로 움켜잡고, 단번에 판 위를 홱 쓸어 없애 버리면, 그 얼마나 통쾌할까.

대숲 위에 외로운 달 소리 없이 밤 깊을 때, 초당에 홀로 앉아 술독을 앞에 놓고
한 백 잔 마시다가 질탕하게 취한 후에, 노래 한바탕 불러대어 근심 걱정 씻어 버리면, 그 얼마나 유쾌할까.

세간살이 모두 팔아 괴나리봇짐 꾸려 지고, 뜬구름 신세로 타향을 떠돌다가
뜻 못 펴고 유랑하는 지기지우 길에서 만나, 주머니 속 돈 열 냥을 그에게 꺼내 주면, 그 얼마나 유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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