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칼럼수필 › 아름다운 가위, 바위, 보

호호호핼비 | 2009.05.22 14:01:2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랑 가위, 바위, 보를 할까?" 

"네가 이기면 네가 부탁하는 것 무엇이나 다 들어줄께"
"그럼 아빠! 내가 갖고 싶은 것 무엇이나 다 사줄거야?"
"물론이지, 네가 이기기만 하면 네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나 모두 사줄께."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은 가위, 바위 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가위, 바위, 보를 할 때마다
아들은 한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아들은 그렇게 신이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자 낙이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가지고 싶은 장난감,
먹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사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즐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버지는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겨서
기뻐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와 가위, 바위, 보를 할 때마다
아들에게 일부러 져준 것을
아들은 아직 어려서 알지를 못합니다.

오직 주먹밖에 낼 수 없는 아들.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없는 조막손이로 태어나
오직 주먹밖에 낼 수가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이런 아들에게
아버지는 계속 지고 싶어합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아들이 주먹밖에 낼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전까지는
아버지는 가위, 바위 보에서 계속 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이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것을
알게될 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파랑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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