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족글방 › 김 집사 3일만에 ‘트위터’하다!

임훈 목사 | 2010.06.10 13:21:05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광명시 철산동에 사는 김 집사(50)는 최근 아이폰을 구입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긴 것도 있지만, “순복음의 빨간가방을 볼 때마다 부러웠는데, 그런 언니가 트위터도 못하느냐”며 닥달하는 친한 동생 유 집사 때문이었다. 40대 후반의 같은 나이대에선 그닥 큰 화제거리가 아니고 바쁘게 살다보니 그런것에 신경쓸 여유도 없었다. 사실 교구에서 문서 작업할 일이 생기면 덜컥 가슴을 쓸어내리던 김집사였다. 컴퓨터는 전원을 켜고 끌뿐, 그에게 다룰수 있는 전자기기는 극동방송에 고정되어있는 오디오와 이제 겨우 문자를 주고받는 휴대전화 정도였다. 휴대전화 문자도 교구 목사님의 예배광고를 보느라 어렵사리 터득한 터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트위터’라는 단어가 귀에 들려왔다. 오바마 대통령도 선거유세에 트위터를 활용했다고 하고, 애들 말로는 웬만한 연예인들은 하나씩 다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동계올림픽에서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던 김연아 선수도 한다고 하니 그가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놓는지 궁금해졌다. 결국 김 집사는 아이폰을 구입하여 트위터에 도전하게 되었다.

 처음 만난 트위터는 쉽게 정을 주지 않았다. 아이폰에 적응하기도 힘겨운데 트위터라니. 그러나 걱정은 쉽게 풀렸다. 아이폰 첫화면에 트위터를 표시하는 파란색의 아이콘이 보였고, 단지 클릭만 하면 됐다. 대학생인 딸을 통해 회원가입은 이미 해놓았기에 한글로 무엇인가 적고 누르면 끝이었다. 처음에는 누가 볼까봐 장보러 갈 때 살 물건들을 트위터에 올렸다. 시장에 가서 아이폰을 꺼내 트위터에 접속후 자신이 써놓은 쇼핑리스트를 열어보고 쇼핑을 시작했다. 남들의 시선도 사뭇 부담스러웠지만 김 집사는 미나리 한 단 두부 한모 등 저녁찬거리와 함께 트위터에 정을 붙여갔다.
 김 집사의 장점은 한번 마음먹은건 끝짱을 본다는 것이다. 김 집사는 트위터라는 것을 제대로 한번 정복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 집사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먼저, 간단한 영어에 익숙해져야 했다. 팔로잉(following)과 팔로어(followers). 김연아는 17만명 넘는 팔로어들을 몰고 다닌다. 늘 응원했던 김연아의 트위터에 가서 클릭 한번으로 당당히 팔로어 17만명 안에 들어갔다. 대신 늘 친절한 동생 유 집사가 김 집사를 팔로잉해주었다. 김 집사는 김연아의 팔로어이면서 유 집사의 팔로잉이 된 것이다. 김연아가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리면 김 집사의 트위터에 똑같은 글 내용이 뜬다. 마찬가지로 김 집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평상시 있었던 일을 140여 자의 글로 올리면 곧바로 유 집사에게서 답장이 날라왔다. 팔로워들의 트위터인 자신이 좋아하는(팔로잉하는)사람의 글이 자동으로 뜬다. 참으로 신기하고 신속했다. 굳이 컴퓨터를 켜고 끄고 하는 동작들이 불필요하고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김연아의 생각을 읽을수 있다. 더군다나 강남엄마들 사이에선 정보통으로 통하는 유 집사의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 아는 사람이 많은 유 집사는 수시로 학부모들과 모임을 갖는다. 짧은시간이지만 알짜배기 정보들이 오가는데, 김 집사는 알토랑같은 정보들을 손쉽게 트위터로 공유하니 짜릿하기까지 했다. 유 집사가 올리는 글들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김 집사도 교육전문가다.

 1대1 답장은 리플라이(reply),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면 리트위트(retweet), 이 두가지면 더 이상 어려울 것도 없다. 김 집사의 얘기를 듣고자 하는 팔로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갈수록 재미가 났다. 다른 공간에서 다른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과 수다떨듯이 정보를 공유하며 그는 트위터에 정을 붙여 갔다. 트위터하는 지역장 김 집사. 교회 담임목사님과 트위터를 연결하고 싶다는 소원이 생겼다. 또하나의 전도 도구를 얻은 기쁨과 함께.    

                      
 임 훈 목사(twitter.com/lovelydave)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