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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 2013.08.25 08:17:0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얼레빗2576. 놋그릇은 녹그릇? - 그때를 아십니까(69)

 

놋그릇’이란 유기제품에 녹이 슬어 ‘녹그릇’이요, 이 녹그릇은 사람 몸에 좋지 않으니 쓰지 말아야 한다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1934년 11월 10일 동아일보 기사에 보면 ‘놋그릇 쓰는 폐단’이라는 제목으로 놋그릇은 ‘녹그릇’이니 인체에 해롭다고 실컷 해놓고서는 끝에 가서 하는 말이 “놋그릇은 사기그릇에 견주어 값이 비싼데 돈께나 있는 집에서 집안 자랑하려고 국대접이나 밥사발을 놋그릇으로 쓰는 것은 꼴불견이다.‘ 라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 또 한 가지 놋그릇의 폐단을 말하는데 “생활개선을 해야 하는 주부들이 놋그릇을 반질반질 닦느라 시간을 허비한다.”고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놋그릇은 위생상 안 좋고  더구나 바쁜 여성들에게도 안 좋은데다가 값도 비싸니 천하에 몹쓸 그릇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보다 몇해 뒤인 1938년 8월 11일 기사에는 경남 창원군에서 놋그릇을 모아 총독부에 헌납했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말이 헌납이지 당시에는 유기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각 가정에 있던  모든 놋그릇(유기)를 수탈했지요.

그 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유기는 다시 성행하기 시작하였으나 6·25 전쟁 이후 연탄을 사용하면서부터 연탄가스에 변색되기 쉬운 놋그릇 대신 스테인레스 그릇을 선호하여 유기는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다 최근 각종 실험을 통해 병원균, O-157 살균기능, 농약성분 검출기능 따위가 밝혀지면서 주목 받는 그릇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직은 널리 쓰이고 있지 않지만 예전에 층층시하 어르신을 모시던 어머님이 마당가에 앉아서 얽은 지푸라기에 연탄재를 묻혀 반질반질 윤을 내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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