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묵상나눔 › 덤

Navi Choi | 2023.09.09 07:43:3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열왕기상 3:1~15
솔로몬은 이집트의 공주와 정략결혼 하였습니다. 정략결혼이란 결혼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합니다.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입장과 주변 나라들의 상황, 그리고 갓 왕위에 오른 솔로몬의 처지를 생각하면 정략결혼이 지혜로운 전략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솔로몬의 정략결혼은 단회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모암과 암몬과 에돔, 시돈, 헷 등 많은 민족의 여인으로 이어졌습니다(11:1). 그래서 칠백 명의 후궁과 삼백 명의 첩을 두었습니다(11:3). 본래 율법과 예언서에 의하면 이스라엘 사람은 외국인과 결혼할 수 없습니다(11:2, 출 34:16, 신 7:3~4, 느 13:25). 그런데도 솔로몬이 외국 여인들과 정략결혼과 다중 결혼 한 이유를 성경 저자는 “그런데도 솔로몬은 외국 여자들을 좋아하였으므로, 마음을 돌리지 못하였다”(11:2)고 표현하였습니다. 좋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사랑에 터하지 않는 결혼은 가정을 지으신 하나님을 무시하는 일이자 사랑에 대한 배신행위는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날처럼 처음부터 서로 사랑해서 결혼할 수도 있고, 옛 시대처럼 결혼해서 나중에 서로 사랑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랑이 배제된 결혼을 밥 먹듯 하는 솔로몬을 어떤 시선으로 보아야 할지 헷갈립니다. 이 본문을 과연 자녀들과 함께 읽을 수 있을지 염려됩니다. 사랑이 진실하면 행복은 덤입니다.
이어서 솔로몬은 기브온에서 일천 번제를 드렸습니다. 본래 이 땅은 가나안 히위족속의 땅이었는데(수 9:32)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전쟁 때에 진멸했어야 합니다(신 20:17). 그러나 이들은 여호수아를 속이고 화친조약을 맺으므로 살아남았습니다(수 9장). 그후 기브온은 레위 지파의 도성이 되었고(수 21:17). 다윗은 이곳에 하나님의 성막과 번제단을 옮겨왔습니다(대상 16:39~42, 21:29). 다만 하나님의 언약궤는 예루살렘에 따로 준비한 장막에 보존하였습니다(15, 대상 15:1~16:1). 솔로몬의 일천번제를 본 따 요즘 어떤 교회는 예배와 헌금을 하게 하기도 하는 모양인데 정신 나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배와 헌금은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우리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래 우리 선조들은 식물을 태운 재를 걸러 만든 잿물로 빨래하였습니다. 근대에 들어 서양에서 비누의 원료인 수산화나트륨이 들어왔는데 이를 서양에서 온 잿물이라 하여 ‘양잿물’로 불렀습니다. 수산화나트륨은 일상에서 각종 세제로 사용하지만, 원액은 피부에 상처를 입히고 마시면 생명을 위협하는 독극물입니다. 아무리 공짜심리를 빗댄 말이라고는 하더라도 과격한 속담입니다. 사람들은 덤을 좋아합니다. ‘덤’이란 물건을 사고팔 때 제 값어치 외에 조금 더 얹어주거나 받는 물건을 말합니다. 쇼핑몰에서 자주하는 ‘할인 세일’이 덤의 일종입니다. 덤도 공짜심리를 이용한 상술입니다. 그런데 덤이 아무리 좋아도 본래 값으로 산 물건보다 크지 않습니다. 요즘은 ‘1+1’ 행사도 자주 있어 예외이기는 하지만 원리상 그렇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의 경우는 다릅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내가 너에게 무엇을 주기를 바라느냐? 나에게 구하여라”(3:5)고 하자 솔로몬은 지체하지 않고 “주님의 종에게 지혜로운 마음을 주셔서, 주님의 백성을 재판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3:9)고 청했습니다. 흡족히 여기신 하나님은 솔로몬이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화도 주셨습니다.
하나님, 가정의 근본인 사랑도 식어가고, 탐욕이 신앙의 이름으로 위장하고, 공짜라면 뭐든 하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희망을 찾기 어렵습니다. 본질에 충실하고 사랑을 실천할 능력을 주십시오.
2023. 9. 9 토
375055456_9904582436249623_1807605365609833737_n.jpg

 

첨부 [1]

댓글 [2]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