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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i Choi | 2023.07.20 08:01:5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문에 서서
예레미야 7:1~15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를 성전 문에 세워 모든 유다 백성에게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말씀 선포의 장소를 지명한 예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성전 문은 하나님 앞에 제사하러 가는 이들이 반드시 통과하는 자리입니다. 예레미야가 전해야 할 메시지는 백성이 환호할만한 호재의 말씀이 아닙니다. 예레미야는 이곳에 서서 ‘이 성전은 하나님의 전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4)고 선포해야 합니다. ‘성전 문’은 유다 백성이 갖고 있는 보편적 믿음과 강한 확신을 부정하는 자리입니다. 예언자 예레미야의 운명이 슬프고 기구합니다. 하나님은 어찌 이렇게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게 하시는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 유다 백성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는 ‘생활과 행실을 고치는 것’이고, 둘째는 ‘이웃끼리 서로 정직하게 사는 일’이며, 셋째는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억압하지 않고’, 넷째는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섯째는 ‘다른 신들을 거부’하는 것입니다(7:3~5). 그러면 “내가 너희 조상에게 영원무궁하도록 준 이 땅, 바로 이곳에서 너희가 머물러 살도록 하겠다”(7:7 새번역)고 약속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진심입니다.
그런데도 유다 백성은 거짓말에 농락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도둑질을 일상으로 하고 생명을 하찮게 취급하고 가정과 부부의 도의를 가볍게 여기며 말의 신실성을 외면한 채 살고 있습니다. 이는 시내산 언약의 핵심인 십계명의 6~9계명에 대한 배반입니다. 나아가 풍요의 신 바알과 이방 신을 섬깁니다(9). 이렇게 유다 백성은 십계명의 정신을 전면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유다 백성은 하나님의 성전을 찾아 평안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쯤 되면 성전은 거룩의 장소가 아니라 시내산 언약을 부정하는 장소입니다. 하나님께서도 성전을 ‘내 집’이라는 표현 대신 ‘이 집’으로 묘사하십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곳을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강하게 확신하며(4) 이곳에서 예배한 사실이 자기 구원의 절대적 근거라고 생각하며 구원은 취소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성전 문에 서서 이 말씀을 전하는 예레미야의 모습이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예배당 문에 95개 조항의 항의문을 붙이던 마틴 루터와 겹칩니다. 롯은 소돔 성문에 앉아있다가 하나님의 천사를 맞아 구원의 실마리를 풀었습니다(창 19). 문이란 역사의 변곡점이자 구원의 시작점이며 목적에 이르는 중요한 통로이자 새 시대의 초입입니다. 문을 통하지 않고는 새 시대를 맞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도둑입니다. 주님이 문입니다. 주님은 문을 두드리며 말씀하십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 3:20). 이스라엘의 멸망을 반면교사 삼으라는 문의 외침을 거부한 유다도 같은 운명에 처할 것입니다(15).
주님은 우리에게 예레미야처럼 말씀을 들고 ‘그 문’에 서기를 원하십니다. 교회가 앞장서서 무당과 미신에 빠진 자에게 권력을 쥐게 한 결과 공평과 정의는 삽시간에 무너졌습니다. 청년 159명이 한날한시에 목숨을 잃고, 비 한번 왔다고 50여명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국가가 필요할 때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고 한반도를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고 있습니다. 일가의 불로소득을 위하여 고속도로를 마음대로 변경합니다. 국민을 섬기지 않는 오만하고 악한 권력자의 등장에 기여한 교회는 공개적 반성은 커녕 이 시대를 ‘평안하다’고 거짓말합니다. 주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교회가 먼저 심판받아야 합니다.
원하지 않은 일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도 낙심하지 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는 하늘 백성 위에 주님의 다스림과 섭리가 함께 있기를 빕니다. 이 땅의 교회에게 하나님의 집 문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거짓에 농락당하지 않는 맑은 영성의 예레미야 마음으로 예언할 수 있는 담력을 주십시오.
찬송 : 420 너 성결키 위해 https://www.youtube.com/watch?v=WVxw-1c8ZY8
2023. 7. 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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