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묵상나눔 › 예레미야의 고백

Navi Choi | 2023.08.06 08:03:05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예레미야의 고백
예레미야 15:10~21
‘예레미야의 고백’은 모두 다섯 번 등장합니다(11:18~12:6, 15:10~21, 17:14~18, 18:18~23, 20:7~18). 진리가 사라진 공동체는 이익으로 뭉친 패거리에 불과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지 않습니다. 공동체의 갈등과 한계를 극복하고 진리와 공의를 추구하자고 목소리를 내는 순간 암묵적 배제와 따돌림과 위협이 들어옵니다. 이를 경험한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도우심 외에는 희망이 없다고 절망합니다.
본문은 예레미야의 두 번째 고백인데 고백이라기보다 하나님을 향한 일종의 항의처럼 들립니다. 그가 처한 현실이 얼마나 암담하고 절망적인지 ‘모세와 사무엘 같은 예언자’가 중보자로 와도 하나님은 유다에 대한 심판을 철회하지않을 만큼 회복 불가능한 상황입니다(15:1). “아! 어머니 원통합니다. 왜 나를 낳으셨습니까? 온 세상이 다 나에게 시비를 걸어오고, 싸움을 걸어옵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빚을 진 일도 없고, 빚을 준 일도 없는데,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저주합니다”(15:10 새번역). 자신의 출생을 탄식할 정도로 공동체의 가치가 왜곡되었습니다. 누구를 해코지한 적이 없는데 모든 이로부터 저주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재앙 덩어리 취급을 받는 예레미야에게 주님의 위로와 격려가 임합니다. “내가 분명히 너를 강하게 해주고, 네가 복을 누리게 하겠다”(15:11 새번역). 문제는 그후 예레미야의 삶이 강해지고 재앙이 물러나고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았는가에 있습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고난과 환란이 찾아와 인생의 대부분을 감옥과 토굴에 갇혀 살아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예레미야를 ‘강하게 하고 복을 누리게 하겠다’는 뜻은 ‘더 큰 시련과 더 극한 상황에서도 가던 길을 돌이키지 않고 그 진리와 정의의 길을 끝까지 갈 것이며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적 삶을 살아내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결코 달달하지 않습니다. 위로의 본질은 ‘네 고난의 길에 나도 함께하겠다’입니다.
예레미야를 위로하시는 하나님은 유다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피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하십니다(12~14). 하나님의 심판 의지가 분명하듯 예레미야의 예언자적 삶도 변함없으며, 주를 위해 박해와 수치를 당하는 예레미야의 처지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제가 주님 때문에 이렇게 수모를 당하는 줄을, 주님께서 알아 주십시오”(15:15 새번역). 예언자의 삶에 하나님이 진리에 접속한 기쁨과 즐거움이 있지만(16) 그 보다는 공동체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된 채 절대고독과 낫지 않는 상처를 끌어안아야 했습니다(17). 그런 때에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사막의 신기루처럼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18). 하나님을 향한 예레미야의 도전적인 질문은 시편의 1/3에 해당하는 탄식시와 욥기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과응보의 원리를 초월해 존재하는 하나님에 대한 질문이야말로 구약신앙의 본질입니다. 그것은 입에 발린 찬양이나 맹목적 순종과 질이 다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아브라함적 삶으로 부름받은 존재입니다. ‘축복의 샘’이 되어 누군가를 윤택하게 하고 ‘은총의 통로’가 되어 하늘의 기쁨에 이르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사실 때문에 가는 곳마다 분쟁과 다툼의 대상이 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그들이 듣기 좋아하는 헛된 말을 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19).
원하지 않은 일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도 낙심하지 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는 하늘 백성 위에 주님의 다스림과 섭리가 함께 있기를 빕니다. 맹목적 순종에 길들여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축복의 주술적 언어와 달달한 위로가 신앙의 전부는 아닙니다. 진리를 외면한 이 시대에 하나님이 함께하는 예언자처럼 당당하게 살겠습니다. 믿음과 힘을 주시기를 빕니다.
찬송 : 342 자비하신 예수여 https://www.youtube.com/watch?v=gdiAzQV7yv0
2023. 8. 6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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