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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i Choi | 2023.05.17 07:36:2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가부장제
민수기 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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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린이에게 거짓말을 가르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의 약속도 꼭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한 모든 약속이나 결심을 실천하지 못합니다. 환경과 처지가 좋지 않아서도 그렇지만 약속과 결심이 무모하거나 경솔한 경우에는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하나님은 여성의 서원과 관련하여 그 여탈권을 아버지와 남편에게 주십니다. 하나님과의 약속인데 그 실현 여부권을 사람에게 부여한다는 사실이 다소 모순처럼 보이지만, 여기에 연약한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배려와 온유함이 스며있습니다.
여자가 아직 어린 나이일 때 아버지의 집에 있으면서 하나님께 서원하였을 경우에 아버지가 암묵적 동의를 하면 서원은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만일 아버지가 이를 부정하면 하나님은 그 책임을 딸에게 묻지 않으십니다. “아버지가 딸의 서원을 말렸기 때문에, 나 주는 그 딸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30:5 새번역). 결혼한 여성의 경우에는 남편의 동의 여하에 따릅니다. “그의 남편이 그것을 들은 그 날로 아내를 말렸으면, 그의 아내가 스스로 한 서원과 자신을 자제하기로 입술로 경솔하게 선언한 것은 무효가 된다. 나 주는 그 여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30:8 새번역). 여기에는 ‘들은 그날’(30:5,8)이라는 단서가 있습니다만 이는 경솔한 서약에 대한 구제책입니다. 남자아이나 남성에 대하여서는 이런 구제책이 없는 것을 보아 하나님께서는 남성에 대하여 더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경은 남성을 책임적 존재로 보는 듯합니다. 이런 질서를 가부장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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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란 가장과 가족 구성원의 권한에 차이를 둠으로써 남성인 가장의 권위를 중심으로 집안의 질서를 유지하는 제도입니다. 극단적인 가부장제는 가족 구성원의 삶과 죽음에 대한 권한을 가지며 불복종에 대한 처벌까지를 포함합니다. 고대 사회가 그런 사회였고 지금도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문화가 존재합니다. 노예에 대하여 그 주인이 생살여탈권을 갖는 일 역시 가부장제에 기인합니다. 성경이 기록되던 시대는 가부장제가 보편타당한 질서였습니다. 이런 시대에 기록된 성경이니 그런 정서가 스며들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가부장제를 가정 질서의 유일한 방편으로 삼으셨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가부장제와 가정의 책임을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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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가부장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을 ‘가부장’의 관점에서 읽으면 모순이 생깁니다. 연약한 인간성에 대한 하나님의 배려, 그리고 신중한 언어생활과 무거운 책임감의 차원에서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특별한 서원은 더 많이 권장하여야 마땅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서원을 기뻐하시며, 그 서원을 성실히 지키는 것을 즐거이 기다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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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주님께 지키지 못한 약속이 많습니다. 널리 혜량하여 주시고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후에는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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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213 나의 생명 드리니 https://www.youtube.com/watch?v=5IDqYTtoP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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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엥그리 <제우스와 테티스> 부분, 1811, 캔버스에유채, 327×260cm, 그라네미술관, 엑상프로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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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7 수346299318_200661656144002_7295031356081800476_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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