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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파업 1, 2 -- 레짐 사이의 충돌

뉴스언론 민경우 소장............... 조회 수 42 추천 수 0 2020.09.01 1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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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파업 1

1.먼저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게 좋겠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라기보다는 2010년대 차베스 정권과 유사하다.

차베스는 몇 가지 구성 요소를 갖는다. 직접민주주의, 전문가 집단에 대한 혐오, 전문가 집단을 특권 집단으로 몰아세우는 것, 교육보건 등 기초 서비스에서의 공공성 강화 주장 등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몇 개 영역에서 이른바 전문가 집단과 신 권력 집단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여기에는 원자력발전, 검찰 등이 포함된다. 원자력 발전이나 검찰 등은 눈에 드러난 사례지만 다양한 영역의 관료.전문가 집단이 정체불명의 운동권.시민단체 출신들로 교체되고 있는 듯하다. 의사들의 파업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진 세력 교체의 정점에 있다.

이들의 생각은 뚜렷하다.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평등 교육을 지향하고 학벌과 대학 서열을 반대한다. 이 논리의 끝은 한국사회 그리고 현대 문명을 이끌어온 기간 산업과 질서의 해체이다.

원자력발전 대신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고 주택은 주거용으로 1채만 보유하고 다수의 사람들은 공공임대 주택에서 사는 것이다. 의사는 박봉에도 불구하고 농촌과 소도시에서 봉사해야 한다.

이것은 70~80년대 독재정권에 반대했던 대학생들이 꾸었던 소박한 꿈이고 베네주엘라를 아수라장으로 몰아갔던 사회실험이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현재의 권력 집단은 30~40년 전 학생시절의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적으로 무능하고 유아틱한 집단이다.

2. 2020년의 한국사회는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인들에 의해 구성되고 지탱된다. 이들이 사라지면 국가 기능 전체가 마비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많은 돈을 들여 사회를 지탱할 전문가 집단을 양성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비와 존경을 보이는 것이다. 열심히 공부할 것을 권장하고 우수한 학생에게 성적과 기회를 통해 포상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비는 우리가 누리는 일류의 치안.국방.보건.교육 시스템의 필수적인 구성 성분이다. 현대사회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라는 미사여귀가 아니라 적절한 인센티브라는 제도에 의해 지탱된다. 따라서 인센티비를 해체하겠다는 것은 첨단 공공서비스를 포기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나는 의사들에게 정당한 보상과 존경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와 내 가족이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나는 공공의료와 같은 허울 좋은 담론을 거부한다. 그것은 의료 서비스의 낙후와 불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3. 우리는 원자력 발전과 검찰 조직이 무너지는 장면을 지켜 보고 있다. 수십년간 피땀 흘려 건설한 인재와 인프라들이 사라지고 있다. 정부와 의료인들이 싸움은 그 연장선에 있다.

전선은 고도 지식사회를 지탱하는 인적.물적 인프라와 그것을 가능케 한 이데올로기를 지탱할 것인가 아니면 허황된 미몽에 따른 사회실험을 용인할 것인가이다.


의사 파업 2 - 레짐 사이의 충돌

1. 어느 사회든 그 사회를 지탱할 기간 요원들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있다. 군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사관학교가 필요하고, 법조인과 의료인력을 위해서는 법대와 의대가 있어야 한다.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효과적으로 양성했다.
이건 진보와 보수와 같은 정치적 당파를 뛰어 넘는 사회기반 시스템에 대한 문제이다.

엘리트 충원구조에 대한 색다른 문제제기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10년대 이후이다. 2010년대 이후 지난 4.15 총선까지 이전 시기와는 결을 달리 하는 엘리트 세력이 대거 정치권에 진입했다. 4.15 총선 서울지역 당선자 중 운동권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총 21명으로 서울지역 국회의원 총 숫자가 49명이므로 무려 42% 정도에 이른다.
98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각종 위원회가 설치되면서 시민단체 출신들이 대거 관료 사회에 합류하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과 함께 보좌관 등의 신분으로 유입된 숫자를 합치면 우려할 정도의 규모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전통적인 엘리트 집단이 주류를 이루면서 신규 엘리트 집단이 조화를 이루는 형국이었다. 반면 문재인 정권이 창출되는 과정에서 후자가 하나의 세력을 이루기 시작한다. 조선 시대에 빗대면 훈구파가 물러나고, 사림의 시대가 온 것이다.

2. 이들은 기존 엘리트층에 비해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공부나 전문지식보다는 조직과 행동에 능한 사람들이다. 80~90년대 한국사회는 급격히 전문화.산업화되었다. 시민사회단체는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문제를 들춰내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공부보다는 누군가를 조직하고 현장에서의 순발력을 통해 입지를 넓혔다.

나는 그 세계에서 30년 이상을 보냈다. 경험에 따르면 밝히기 민망한 이야기들이 많다. 80~90년대의 대학은 제대로 학점을 따지 않아도 졸업을 시켜 주던 시대였다. 위에서 밝힌 21명의 국회의원 중 자기 이름으로 된 저서를 가진 사람도 거의 없다. 그나마 많은 책을 쓴 유시민조차 대부분 에세이이거나 여행기 같은 것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반지성적인 성향은 한국 사회 전체로 보다 매우 특징적인 것이다.

둘째, 2010년을 전후하여 본격 세력화에 나선다. 조국 부부가 자녀의 표창장을 위조하고, 윤미향이 공금을 횡령하여 축재하며, 박원순이 여비서를 추행하던 시기는 모두 2010년대에 해당한다. 이 또한 사림의 규모가 커지면서 그들 사이의 골육상쟁이 벌어지던 것과 유사하다.

3. 문재인 정부 들어 이들의 준동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가적 식견과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 집단을 적폐 또는 기득권층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환경단체의 활동가들이 원자력 산업의 과학자들을 대신했고, 사법부의 보류인 검찰은 정치 모리배에 가까운 어용 검사들에 의해 유린되고 있다. 그들은 전문가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이를 위해 오랜 세월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민단체 활동가가 무슨 무슨 위원회의 고위간부가 되고 무슨 무슨 위원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집단, 공식 국가 기구를 뛰어 넘어 해당 분야를 접수했다. 그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란 기능적 지식인으로 전문 지식을 사용해 기득권을 탐하는 적폐 집단인 반면 그들 자신은 유기적.종합적 지식인으로 전문가들은 그들의 조언과 자문, 그리고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원자력에 대한 기초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 너무도 명백한 환경 단체 활동가들이 원자력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근거이고, 덮어놓고 친일잔재나 뇌까리는 허접한 지식인들이 정세를 쥐락펴락했던 동인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문화대혁명 당시의 홍위병이거나 자코뱅당.볼세비키.차베스에서 이런 성향을 찾을 수 있다.

4. 나는 의사 파업이 일종의 레짐 사이의 충돌이라고 본다.
하나의 레짐은 전문가란 해당 분야에서 특별한 훈련과 식견을 쌓아온 사람이고 이들에 의해 고도 지식사회의 다양한 분야, 국방.치안.보건.교육.기후 등의 기본 인프라가 지탱되고 정치는 그 기초위에서 벌어지는 게임이라고 본다.

다른 또 하나의 레짐은 투철한 역사의식을 갖고 다양한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운동권 출신들이 모든 분야를 관장하는 사회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싸움은 의사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운명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이다. 같은 의미에서 나는 의사들의 파업을 열렬히 지지한다.


글쓴이 : 민경우
민경우 소장은 1965년생으로 1987년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을 지냈다. 1995~2005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사무처장으로 일했고, 이 기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됐다. 출소 후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했다. 그는 오랫동안 NL(민족해방 계열) 진영의 핵심 이론가로 꼽혀왔다. 2012년부터는 운동을 접고 생업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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