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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잠깐동안의 도시
안개는 어둠에 묶여있던 자신을 꺼내어
강물을 풀어주고 있었다
겨울에 보면 여름의 강은 너무나 짧다
지난여름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로 몰려든
추운 물 몇 줌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미꾸라지였을까 송사리였을까
수심의 반죽을 밀어가며 강 이곳 저곳을 뒤적이던 여름은
지금 어디에서 산란의 시간을 꿈꾸고 있을까
강 아래 농수로로 던지던 여름의 마지막 투망질 속에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둔덕 하나 쓰레기 봉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시 풍경들은 어느새 달리는 창안으로 모여들고
방금 전 강은 물을 버린 채 오염된 잔영 하나 이끌고
차츰 속도가 줄고 있는 창의 졸음 속으로 몰려든다
그렇게 버려진 시간과 눈을 맞췄던 것은
아주 잠깐의 일이었고
생각들은 또 다음 역을 빠르게 찾는다
이신자 시인의 아름다움 쉼터 http://cafe.daum.net/sinj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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