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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목사 | 2022.05.02 07:36:25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초록별 지구가 아프다

 

-기후위기 막아낼 환경선교사 파송하자

 

초록별 지구가 아프다. 날로 뜨거워지는 지구는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고, 해수면이 상승 중이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폭염, 홍수, 가뭄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기후 변화'라고 부르는데, 정확히 말해 우리는 '기후 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의 범주에 들어와 있다.

이제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바라만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인류 공멸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물들 앞에서 '보시기에 심히 좋다'고 감탄하셨다. 그러나 지금 기후 위기로 신음하는 지구에 대해서도 '보시기에 좋다'라며 감탄만 하고 계실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세상을 잘 돌보고 지키라고 명령하셨다. 그러나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이라고 신앙 고백을 하면서도,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라는 사명은 외면해왔다. 우리가 정말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면, 왜 기후 위기로 신음하는 세상을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다윗은 시편 19편1절에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낸다"며, 이 창조세계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은 고사하고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가 오늘의 현실이다.

현장에서 활동하다 보면 "교회가 왜 환경을 돌아봐야하냐?"고 반문하는 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노아의 홍수 사건을 보면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지극한 관심과 사랑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노아에게 공중의 새와 들짐승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유전케 하라고 3번이나 강조하셨다. 하나님은 노아의 가족만을 구원할 작은 방주를 만들게 하지 않으셨다. 하늘을 나는 새와 모든 들짐승들을 각기 쌍쌍이 실을 수 있는 엄청난 크기의 방주를 만들어 이 땅의 생명들을 보전케 하신 것이다.

홍수가 끝난 후 하나님은 "내가 내 언약을 너희와 너희 후손과 너희와 함께 한 모든 생물 곧 너희와 함께한 새와 육축과 땅의 모든 생물에게 세우리니 방주에서 나온 것 곧 땅의 모든 짐승에게니라"(창 9:9~10절)는 새 언약을 주셨다.

하나님의 새 언약은 '지금 우리'만 이 지구를 누리라고 하지 않는다. '후손' 곧 이 땅에 살아갈 '미래 세대'도 이 아름다운 지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삶이 돼야 함을 말하고 있다. 또 새 언약은 단순히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 땅의 모든 생명들, 즉 하나님이 심혈을 기울여 만드신 아름다운 창조세계를 향한 언약이다.

우리는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명을 다스리라(창 1:28)"라는 말씀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참된 '정복'과 '다스림'이란 '보호'와 '책임'을 수반하는 것임을 잊고 살아왔다.

왕 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다스림'이란 '사랑'과 '섬김'이었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인간의 '다스림'이란 그저 인간의 이익을 위한 이용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돌봄과 섬김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잘 보존되도록 청지기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교회는 창조보전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을까? 필자는 생명을 지키는 일을 24년째 해오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연이 신음하고 있는 현장에서 교회 관계자들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목회자 중에 환경 사역을 하는 이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환경 주제의 설교를 요청받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환경에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심지어 1년에 한번 정해진 환경주일을 지키는 교회도 많지 않다. 신학자 몰트만은 "현대 문명 가운데서 '성화'란 인간의 무책임한 파괴로부터 하나님의 피조물들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멸로 치닫고 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행동이 필요할 때다.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어 이 땅의 생명들을 보존하고 유전케 하라던 하나님은 오늘 기후 위기로부터 지구를 지켜낼 또 다른 노아를 찾고 계신다. 그 노아는 지구상의 어떤 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 모든 교회가, 모든 교인들이 또 한명의 노아가 돼야 한다.

우리 모두가 지구를 지키는 노아가 되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싶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지구를 지키는 청년 환경선교사들을 양성하고 파송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거나, 선교헌금을 한다. 그런데 인류의 공멸을 막기 위한 환경선교사를 양성하는 교회는 없다. 환경선교헌금을 한다는 교회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선교사를 파송하듯, 신음하는 환경 현장에 환경 선교사를 파송해야한다. 이 일을 감당할 청년 사역자들을 키우고, 그들이 기후 위기를 막는 일에 전념하도록 경제적인 부분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

선교사의 삶이 고난으로 이어지듯, 환경선교사 역시 쉬운 길이 아니다. 필자는 환경 보호에 전념하며 많은 일을 이뤄내기도 했지만, 반면 고소, 고발, 재판에 늘 휘말려야 했다. 심지어 검사에게 징역 5년을 구형받기도 했다. 다행히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로 승소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을 자비량 선교사처럼 혼자 힘으로 버텨야 했다. 한국교회가 창조세계 보전에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청년에게도 감히 이 고난의 길을 함께 걷자고 말할 수 없었다.

기후 위기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사안이 되었다. 세상이 유지될 때 건강한 교회가 존재할 수 있고, 교인들의 행복한 삶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창조세계 보전을 위해 환경선교사를 양성하고 파견하는 사역을 감당한다면, 한국교회는 다시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최병성 소장 /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274876031_7126059664102574_7559683987456765685_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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