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칼럼수필 › [십자가] 가죽을 남긴 호랑이는 불행한 호랑이다

김홍한 목사 | 2021.03.23 10:17:5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평범한 사람들은 먹고살기 바빠서 명예를 따질 겨를이 없다. 그런데 ‘좀 잘났다’하는 사람들이 “후세에 아름다운 이름을 길이 남기고 싶다”고 하면서 자기 이름에 집착한다. 우리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인간사회에 이러한 속담이 있다는 것을 호랑이가 알면 배꼽을 잡고 웃을 일이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려고 살지를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죽을 남긴 호랑이는 사람에게 포획되어 제명대로 살지 못한 불행한 호랑이다.
  명예야 말로 허상이다. 삶의 부산물로 명예가 얻어진다면 마다할 것 아니지만 일부러 명예를 얻고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가증스런 일이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다보면 이름은 날 수도 있고 안날 수도 있다. 이름이 난다는 것은 나와는 관계없는 것이다. 특히 죽은 후에 이름이 나서 후세 사람들이 내 이름을 기억해 준다는 것은 후손들에게 의미 있는 일일 수 있어도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다.
  이름 내려고 사는 이들의 모습은 위선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다. 선행은 구실일 뿐이고 실은 자기 이름을 내는 데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이름나는 것을 오히려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는 것이 바른 모습일 것이다.

김홍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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