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칼럼수필 › 우리 목사님은 언제쯤이면 베푸는 삶을 살까?

김홍한 목사 | 2020.09.13 22:32:2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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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수년 전 어머니께서 “우리 목사님은 언제쯤이면 베푸는 삶을 살까?”하신다. 그런데 그 말씀을 그 후에도 여러 번 하신다. 그래서 말했다. “기대하지 마십시오. 목사는 빌어먹는 사람입니다.”했다. 내 말이 어머니에게 상처가 된 모양이다. 그 후에는 “말대로 되는데 그런 말을 했다”고 또 걱정이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목사는 빌어먹는 사람이다. 목사는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사람인데 예수님이 빌어먹는 분이셨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고는 일했다는 기록이 없다. 제자들도 그렇다. 일을 안 했다기 보다는 일할 겨를이 없었다. 더 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예수님과 제자들의 호구지책은 어떻게 했을까? 누가복음 8장에 보면 주로 여자들이 자신들의 재산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의 뒤를 돌보아 드렸다.
석가도 마찬가지로 빌어먹었다. “탁발”이 빌어먹는 것이다. 독신으로 사는 남자 승을 “비구”라 하고 혼자 사는 여자 승을 “비구니”라... 하는데 “비구”라는 말은 “거지”라는 뜻입니다.

하늘나라 복음을 입으로 전하기도 하지만 더 효과적인 것은 온 몸으로 전하는 것, 온 몸으로 복음을 전하는 방법은 빌어먹는 수밖에 없다. 빌어먹는 자들은 사람들을 천국으로 이끄는 천사들이다.
옛날 우리나라의 걸인들은 걸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 푼 적선(積善)합쇼!” 한다. 내가 너에게 선을 쌓을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걸인이 천사이고 전도자다.

사실 우리는 모두 빌어먹는 자들이다. 제 힘으로 산다는 놈은 죽일 놈이다. 가장 정직한 직업이라는 농부는 제힘으로 먹고살까? 하나님이 씨 주시고, 하나님이 물주시고 하나님이 햇빛 주셔서 자라게 하셨다. 농부가 한 일은 잘 자라도록 돌본 것이고 상품성 높인 것 밖에 없다. 어부는 어떠한가? 제가 기른 물고기가 아니다. 물에 있는 물고기 그냥 잡아 온 것이다. 광부는 그냥 땅 속에 있는 것 파온 것뿐이다. 농부, 어부, 광부도 이러한데 하물며 다른 직업인들 말해 무엇 할까?
우리 모두 제 힘으로 먹고 사는 이 없으니 모두 빌어먹는 자다. 내가 빌어먹는 자라는 것을 알 때 감사할 수 있다.


김홍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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