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족글방 › 浦口에서

이신자 | 2014.07.31 15:49:5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浦口에서


그 곳엔
선착장 한켠에 쪼그리고 앉은 할머니 몇,
피안의 회상 같은 넉넉한 미소를 안고
바지락 몇 알, 고동 몇 개를 다독이며 하루해를 보낸다
지나는 이들에게 웃음을 던져주는 인심과
때론 흥겨운 타령이 발길을 잡아 세운다

밀려오는 파도 몇
해안선의 경계를 확실히 할 즈음,
다시 또 하나의 파도가
저만치 경계선의 위치를 밀어낸다
확신 없는 나의 미래처럼 흔들린다

모래 무덤을 만들어 놓고 그 위를 꾹꾹 밟았다
이쯤이면 될 거야
파도를 몰고 와 만들어질 경계를 내가 정했다
열 여덟이 되면 내 꿈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던
그 옛날 내 안의 설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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