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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자 | 2014.07.31 15:56:1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나의 자동차 바퀴는 언제나 주차장의 황색 선을 거부 한다
버젓한 선위를 묵중하게 깔아뭉갠다
마치
내 안의 일상들이 아침저녁을 무시하며 밤을 밝히고
불면의 인터넷을 아침까지 밀치 듯
때론 형식의 틀들을 무시하고
황색 선을 무시하고,
저녁의 질서를 자정 저쪽으로 밀어낼 때가 있다
마치 차바퀴처럼

오늘 나의 귀가는 이렇게 염치없이 가족들 앞에 섰다
밥솥을 비운 엄마의 자리이탈
아내의 직무유기
나이되 내가 아닌 것들의 힘겨운 불균형이 밀치고 당겨낸 삶의
모서리들,
그것만이겠는가
모두가 잠든 밤 황색 선을 깔고 있던 무게를 움직여 나는
또 다른 일탈의 방향으로 조용히 바퀴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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