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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자 | 2014.08.02 23:19:4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자유

 

배로 들어간 무의도 해변, 갯바위 옆엔 작은 배 하나있다

밧줄 몇 가닥이 배의 자유를 묶고 있다
물의 가장자리에서 두통을 말리며 자유의 깊이를,
바다의 넓이를 잊은 채 섬에 매여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어제 아스피린 한 알을 넘기며
기차 시간을 수없이 뒤적이던 나의 마음이 저 배였을까
묶어 놓아야한다
저 배를 풀어주고 그 자리에 내 마음을 묶어 놓아야한다
두어 발짝 다가가 반대 방향으로 배를 풀어본다
지금껏 정지되어있던 바다가 잠시 쭐렁거렸고
나는 방금 정박된 도시 저쪽에서의 자유를 팽팽하게 당겨본다

자유, 팽팽하게 묶고서야 자유로워지는 부자유, 발길을 돌려
모래들의 침식이 계속 진행 중인 초소를 향하여 생각들을 옮긴다

 

이신자 시인의 아름다움 쉼터 http://cafe.daum.net/sinj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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