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홍승표 › [이해인] 행복한 풍경

최용우 | 2013.02.06 18:17:17 | 메뉴 건너뛰기 쓰기

행복한 풍경


새들도

창밖에서 기도하는

수도원의 아침

 

90대의 노()수녀 둘이

나란히 앉아

기도서를 펴놓은 채

깊이 졸고 있네

하느님도 그 곁에서

함께 꿈을 꾸시네

 

바람이 얼른 와서

기도문을

대신 읽어주는

천국의 아침


   

* 내년(2013) 쯤 나온다는 시인생각의 시선집 앞부분에 들어 갈 이 단순한 시가 저는 좋습니다. 시의 주인공인(이미 세상 떠나고 안 계신)박정숙 데레사 수녀님과 이강례 사베리아 수녀님의 모습을 그리워하면서 이 시를 읽어봅니다. 성당에서 수녀들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수녀원을 다녀가는 손님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광안리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문득 문득 천국의 평화를 느끼곤 합니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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