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풍경
새들도
창밖에서 기도하는
수도원의 아침
90대의 노(老)수녀 둘이
나란히 앉아
기도서를 펴놓은 채
깊이 졸고 있네
하느님도 그 곁에서
함께 꿈을 꾸시네
바람이 얼른 와서
기도문을
대신 읽어주는
천국의 아침
* 내년(2013) 쯤 나온다는 시인생각의 시선집 앞부분에 들어 갈 이 단순한 시가 저는 좋습니다. 시의 주인공인(이미 세상 떠나고 안 계신)박정숙 데레사 수녀님과 이강례 사베리아 수녀님의 모습을 그리워하면서 이 시를 읽어봅니다. 성당에서 수녀들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수녀원을 다녀가는 손님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광안리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문득 문득 천국의 평화를 느끼곤 합니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