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홍승표 › [안도현] 찬 밥

홍승표 | 2004.12.10 16:56:2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254 찬 밥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찬밥을 먹는 사람도
쓸쓸하다.

이 세상에서 나는 찬밥이었다.
사랑하는이여

낙엽이 지는 날
그대의 저녁 밥상 위에
나는
김나는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안도현)

(이 가을 따뜻한 국밥 한그릇!
생각만 해도 좋지요.
그 국밥 같은 얘기하나 읽어봅니다.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시단에 올라선 안도현.
그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립이었던 이리중학교에 국어선생이 되었습니다. 그는 다른 이들처럼 돈 봉투를 들고 간 것이 아니라 그가 지금껏 써 왔던 시들을, 그 한 아름이 다 되는 원고 뭉치를 들고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답니다.
"아이들에게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가르치겠습니다. 그리하여 시를 사랑하며 시를 쓰고 한편의 시를 낭송할 줄 아는 아이들로 기르겠습니다."
뜨겁지 않나요. 국밥 한 그릇을 싸늘한 가을에 먹는 것처럼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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