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이현주 › 살아있는 사람

이현주 | 2021.02.08 08:30:0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이현주2731.<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38.살아있는 사람


산돌교회 영동목사가 말한다.
“형님, 아무개가(누구더라? 꿈에선 물론 잘 알았지만 깨고나니 역시 모르겠다.) 죽었어요. 온 몸에 가시가 박혀서 죽었습니다.”
“그래 어쩌다가 그런 변을 당했다던가?”
“당한 게 아니라 스스로 떠난 거요. 내가 갔을 땐 벌써 숨이 끊어진 한참 뒤였소.”
“그래? 그러면 무슨 유서같은 거라도?”
“내가 왜 이랬냐고 물으니, 나 같은 것 세상에 없으면 좋겠다고, 아버지가 저러시니 난들 별 수 있냐고 그러더군요.”
“그래? 그렇다면야 진짜 별수없는 일이지. 그래 장례는 잘 치렀는가?”
“뭐 그럭저럭...” 여기 까지다.
깨고나니 생각난다. 죽은 송장이 말했다고? 하긴 꿈인데 무슨 안될 일이 있으랴? 송장도 할 말이 있으면 하는 거다.
가만, 죽은 사람이 말하는 건 오히려 당연한 일 아닌가? 노자도 공자도 예수도 석가도 모두 세상에서 죽은 사람들 아닌가? 맞다. 살아서보다 죽어서 말하는 그 사람이 진짜 산 사람이다. 살아서 떠드는 거야 누군들 못하랴?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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