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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망가져도 좋아, 사랑을 위해서라면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9 추천 수 0 2022.08.11 20: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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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망가져도 좋아, 사랑을 위해서라면

 

가까이 지내는 지인 내외분과 함께 강원도 태백에 다녀왔습니다. 함께 만날 사람이 있어 피서를 겸해 길을 나섰습니다. 후텁지근한 서울과는 달리 선선함이 대번에 느껴졌습니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서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수를 헤아리기 힘들 만큼의 해바라기가 골짜기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분명 외진 곳,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의 창의적인 생각이 얼마나 영향력이 큰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해바라기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수많은 해바라기를 보았고,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차 한 잔을 나누며 사진을 보다가 재미난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동행한 지인 내외가 담긴 사진이었는데, 아내는 해바라기 꽃 사이에서 모델처럼 웃고 있었고, 남편은 그런 아내를 찍기 위해 몹시 불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알맞은 높이를 찾기 위해 한껏 다리를 벌린 채 기마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난 망가져도 좋아, 사랑을 위해서라면’ 아무래도 사진의 이름은 그렇게 정해야겠다며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난 망가져도 좋아, 사랑을 위해서라면’라는 말을 들으며 문득 오래 전에 읽었던 심해 아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깊은 바다에 사는 아귀의 사랑은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특별하다고 합니다. 서로 사랑하면 그들은 실제로 한 몸이 됩니다. 몸집이 훨씬 작은 수컷이 암컷의 몸에 파고들어가 한 몸이 된 후, 평생을 붙어사는 것입니다. 수컷은 자신의 장기는 모두 잃어버리고 단지 정자를 제공하는 역할만 하는데, 암컷은 그런 수컷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줍니다. 사랑을 하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는 말은 흔하게 하지만, 실제로 한 몸이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입니다. 척추동물은 질병에 노출되면 그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후천성 면역기능을 갖게 됩니다. 백혈구가 외부 병원체를 인지하고 그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냅니다. 장기 이식이 어려운 것도 이식 과정에서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인데, 거부반응은 후천성 면역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의하면, 심해 아귀는 암수가 한 몸이 되기 위해 면역기능을 변화시켰습니다. 면역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세포 관련 유전자 기능을 변형시킨 것이지요. 심해 아귀의 DNA를 분석해보니 암수가 한 몸이 된 아귀는 면역체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가 없었습니다. 후천성 면역기능이 손상되면 환자가 위중해지는데, 심해 아귀는 생식 성공과 후천성 면역기능을 맞바꿈으로 심각한 손상 없이 한 몸으로 공존할 수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면역세포 유전자를 차단해 거부반응을 억제함으로 상대방을 외부 침입자라 여기지 않는, 내가 너를 받아들여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무시무시한 사랑이 바다 깊은 곳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부디 우리의 사랑도 심해 아귀를 닮기를, 서로를 온전히 받아들여도 아무 통증을 모르는 사랑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해맑은 해바라기처럼 피어올랐습니다. 

 

한희철 목사 교차로 202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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