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호구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4 추천 수 0 2021.10.31 21:27:18
.........

[시골편지]호구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호구라 한다. 호구 하나를 골라 예술적으로다가 잘 발라먹는 걸 ‘호구 아트’라 하겠다.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엔 마법학교 ‘호그와트’가 등장한다. 호그는 수퇘지란 뜻이고 와트는 사마귀란 뜻. 왜 이걸 합쳐 부르는지는 소설가 조앤 롤링이 아니니만큼 난 모르겠다. 암튼 호그와트엔 마법사 지망생들이 수백명 집단 기숙 생활. 요새 문제가 된 미인가 국제학교처럼 어린 학생들이 바글바글. 마법의 주문 영어를 샬라쿵 내뱉더니 급기야 아메리카 유학생이 되는 이적을 일으키면 학부모의 바람은 할렐루야 아멘이 되는 건가. 해외에 있어야 할 선교사들이 국내에 주로 지내며 호구를 물색한다. 호구가 호구인지도 모르게 하는 게 이 마법학교의 기술력이겠다.

다행히 겨울비가 내려쌓더니 눈과 얼음이 사라지고 돌이끼는 푸른빛을 내뿜고 있다. 배고픈 새들이 씨톨이라도 있나 땅을 뒤지고 다닌다. 묵은 좁쌀이 있길래 한 줌씩 놓아주는데, 눈 깜짝할 새 먹어치운다. 새 중에 가장 빠른 새는? 눈 깜짝할 새. 새들이 배불리 먹고 간 뒤에 혹시 남은 건 없는지 들쥐가 코를 벌룽거리며 등장한다. 냄새를 피우고 돌아다녔다간 올빼미가 가만두지 않으리라. 나는 그저 뒷짐 지고 저들 나눠 먹건 말건 상관 않는다. 나를 호구로 여기지 않는 새들은 노래 몇 소절로 은혜를 갚곤 한다. 가수 존 바에즈나 박인희 같은 목소리로다가 말이다. 박인희가 부른 노래 ‘해님 달님’은 성 프란치스코를 다룬 영화의 주제곡. “울면서 먼 길 떠나가나요. 이룰 수 없는 님과 나처럼 하늘 멀리 쓸쓸한 그 말에 나 여기 앉아서 그리운 님을 기다리다가 사연 두고 발길을 돌려요.” 산꾼들이 발길을 돌린 밤, 새들의 성가가 겨울 숲을 흔든다. 온갖 욕망과 교설이 사라지고 없는 빈들과 빈숲, 그곳이 바로 천당이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1.01.2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50 이현주 비유의 뜻 (눅8:9-15) 이현주 2022-09-22 27
11949 이현주 씨뿌리는 비유 (눅8:4-8) 이현주 2022-09-22 38
11948 이현주 예수 일행을 돕는 여인들 (눅8:1-3) 이현주 2022-09-22 27
11947 이현주 시몬의 집에서 (눅7:36-50) 이현주 2022-09-22 23
11946 이현주 비난을 일삼는 시대(눅7:31-35) 이현주 2022-09-22 28
11945 이현주 세례 요한 (눅7:24-30) 이현주 2022-09-22 26
11944 이현주 요한의 제자들(눅7:18-23) 이현주 2022-09-22 21
11943 이현주 과부의 아들 (눅7:11-17) 이현주 2022-09-22 28
11942 이현주 백부장의 종(눅7:1-10) 이현주 2022-09-22 29
11941 한희철 나비를 잡는 아이처럼 한희철 2022-09-16 47
11940 한희철 따뜻하고 당당하렴 한희철 2022-09-15 49
11939 한희철 달 따러 가자 한희철 2022-09-13 32
11938 한희철 세상이 수도원이지요 한희철 2022-09-12 28
11937 한희철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한희철 2022-09-11 36
11936 한희철 별이 된 강아지똥 힌희철 2022-09-10 29
11935 한희철 욕심쟁이 소장수 한희철 2022-09-07 53
11934 이현주 말씀대로 (눅6:46-49) 이현주 2022-09-07 37
11933 이현주 열매(눅6:43-45) 이현주 2022-09-07 34
11932 이현주 티와 들보 (눅6:39-42) 이현주 2022-09-07 32
11931 이현주 비판(눅6:37-38) 이현주 2022-09-07 27
11930 이현주 원수를 사랑하라 (눅6:27-36) 이현주 2022-09-07 29
11929 이현주 복 있는 사람(눅6:20-26) 이현주 2022-09-07 38
11928 이현주 평지에서 (눅6:17-19) 이현주 2022-09-07 20
11927 이현주 열두 사도(눅6:12-16) 이현주 2022-09-07 17
11926 이현주 안식일에(눅6:6-11) 이현주 2022-09-07 20
11925 이현주 밀 이삭(눅6:1-5 이현주 2022-09-07 18
11924 한희철 바보, 투명함에 이르도록 한희철 2022-09-05 25
11923 한희철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 한희철 2022-09-04 47
11922 한희철 바보처럼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 한희철 2022-09-02 41
11921 한희철 나라도, 나부터 한희철 2022-09-01 33
11920 한희철 비밀스런 빛, 비밀스런 손길 한희철 2022-08-31 15
11919 이현주 새 술은(눅5:33-39) 이현주 2022-08-29 19
11918 이현주 레위(눅5:27-32) 이현주 2022-08-29 18
11917 이현주 중풍병자(눅5:17-26) 이현주 2022-08-29 17
11916 이현주 나병환자(눅5:12-16) 이현주 2022-08-29 12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