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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내 피를 가져가세요
살아서 내 몸을 흐르던 따뜻한 피 320cc
처음으로 밖에 나온 나의 피 조금 낯설고 무섭지만
그래도 반가워서 얼굴을 붉히며 인사합니다
어디엘 가든지 맑아서 쓸모 있기를 누군가에게 사랑이 되기를 기도하며
나는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붉은 피가 생명인 것을 다시 아는 이 기쁨! ⓒ이해인(수녀) <작은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