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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2
호수에 하늘이 뜨면
흐르는 더운 피로
유서처럼 간절한 시를 씁니다.
당신의 크신 손이
우주에 불을 놓아
타는 단풍잎
흰 무명옷의 슬픔들을
다림질하는 가을
은총의 베틀 앞에
긴 밤을 밝히며
길 고운 사랑을 짜겠습니다.
ⓒ이해인(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