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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054
거미의 유머
화천과 철원은 같은 강원도라 해도
설마 고개 하나로 어깨를 맞댄 줄은 몰랐는데
수피령은 결코 만만한 어깨가 아니어서
함부로 걸어 넘을 고개가 아니었다.
앞에도 뒤에도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으슥한 길을 걷다 만난 밭 가장자리엔
박아놓은 말뚝을 따라 전선이 내달리고
전기가 흐르니 주의하라는 경고문
우리 땅에 살면서 우리글을 모르는 짐승들만
기겁하듯 뒷걸음질을 치겠구나 할 때
밭이 끝나는 자리에 마지막 말뚝
전선도 달리기를 멈췄는데
마지막 말뚝과 자작나무 사이
빛나는 선들이 아침햇살에 그네를 탄다.
전선을 잇듯 거미가 친 거미줄이었는데
어딘가 숨어 슬며시 건네는 거미의 유머에
수피령 너른 숲이 제법 너그럽지 싶었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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