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한희철2990
골말 너와집
굽이굽이 땅끝처럼 찾아 들어간 태백에서
길 잃어버린 듯 또 한참을 들어가 닿게 되는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이른바 골말 환선굴 앞에는
너와집이 한 채 있다
이백 오십 년이 넘었다는 그 집에
한 노인이 산다
한 평생 한 집에 살다보니 노인이 집을 닮은 건지
집이 노인을 닮은 건지
집과 사람이 닮아 어색한 구석이 없다
태백에 사는 후배 목사는
너와집에 갈 때마다 너와집 노인을 위해
술과 안주거리를 사는데
노인은 때마다 후배 목사를 못 알아본다
촛대봉 바라보며 세월에 곰삭은 집 하나
쩍쩍 도끼로 찍어 만든 거친 너와를 층층이 얹고
굴참나무 껍질을 말린 굴피를 덮었는데
용케도 그게 지붕이 되어
비를 가리고 바람을 견딘다
허술한 것들이 서로 모여
마침내 견고함이 되는 집
허술한 것들도 어깨를 맞대고 모이면
더 이상 허술한 게 아님을
골말 너와집은 세월을 이고 서서
말없이
다만 허술함으로 말하고 있었다. ⓒ한희철목사
첫 페이지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끝 페이지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