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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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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993
제 집 버리지 못하는 달팽이처럼
달팽이가 제 집 이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어둠 속에 지워져가는
작실로 가는 먼 길
할머니 등에 얹힌 보따리가 그랬습니다
땅에 닿을 듯 굽은 허리
다다른 팔십 고개
보따리 가득한 건 강가 밭 비에 젖어 허옇게 싹 난 콩들입니다
질라래비 훨훨 질라래비 훨훨
새 나는 모습 아이에게 가르칠 때 했다며
당신이 들려준 질라래비 훨훨처럼
앞 뒤로 손 연신 흔들며
노 젓듯 어둠 훼훼 저으며
검은 길 걸어오르는 김천복 할머니
아무리 무거워도 평생 제 집 버리지 못하는 달팽이처럼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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