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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날마다 캠핑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26 추천 수 0 2016.08.12 20: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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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 언덕에 청소년수련원이 있는데 장사가 잘 안되나 계곡을 깎고 캠핑장을 개장. 고성방가 시끄럽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외국에 가보면 텐트는 노숙자가 살림하는 거처. 에베레스트나 가야 수십개 보이는 것. 아파트도 비좁고 답답하거늘 캠핑장 텐트는 옆집이 더 가까워. 순례길에 쓰려고 국방색 2인용 텐트를 하나 마련했었다. 이미 숲속에 살고 있고 집도 나무와 흙벽돌로 지은 터. 요란하게 캠핑을 다닐 이유가 없어 지프차 트렁크 속에서 쿨쿨. 만날 내 손으로 밥해먹고 사는데 버너다 코펠이다 취사도구만 봐도 징그럽다. 고기는 누가 구워줘야 맛나지 내가 뒤집고 판 갈고 해봐야 무슨 맛. 나야 매일매일 날마다가 캠핑 아닌가.
오전에 비바람이 추풍낙엽이란 말을 부려놓고 지나가더라. 사람 몸에 따뜻한 피가 도는 까닭은 이럴 때 서로 끌어안고 추위를 같이 견뎌내라는 뜻. 오리지널 텐트 게르에서 나고 자란 몽골 시인 검필더 뭉흐체첵의 시 ‘아들아’를 읽는다. “물오른 초원이 어떻게 우는지 보여주려고 너의 발을 이슬로 씻어 주었네. 꽃을 꺾지 않는 아이가 되라고 이 어미는 너의 귀에 대고 노래를 불렀네. 딱딱한 네 놀이터를 부드럽게 해주려고 씨름꾼 아버지는 초록 비단 뎁제(풀)가 뭉개지도록 밟았고…”. 그리고 이제 그 푸른 풀조차 모두 사그라지는 시월.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리에게 무엇을 더 보여주시려는가.
지금 못난 인간들이 꼭 과거를 주워섬긴다. 개발독재기 새마을운동 추억하기란 한심한 구닥다리 동창회 같다. 장차 일어날 미래의 모습은 창조뿐인가. 앞날을 보여주는 일이 아버지 어머니의 도리. 번영과 성장을 외쳐대지만 평화와 행복은 오리무중. 돈이 있어야 통일도 될 것 같지만 북녘 사람들 자존심을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자존심을 건드리면 ‘죽으면 죽었지~’가 되는 그이들…. 또 누가 노동자들을 파업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가. 노숙자들에게 캠핑의 즐거움을 설파하고, 실업자들에게 쉼과 힐링을 얘기하는 한심한 시대를 걷고 있다.

임의진 | 목사·시인 201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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