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이현주 › 가랑잎

이현주 | 2017.06.13 08:58:5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이현주2475 <관옥글방/풍경소리>2 


가랑잎


바람이 분다.
가랑잎은 바람에 실려 굴러가고
송골매는 바람 타고 저 갈 곳으로 날아간다.
매한테는 날개와 의지가 있는데,
가랑잎은 날개도 없고 의지도 없기 때문이다.


너는 무엇으로 살고자 하는가?
바람 부는 대로 굴러가는 가랑잎인가?
바람 타고 저 갈 곳으로 날아가는 송골매인가?


젊은이,
나도 자네처럼,
가랑잎보다 송골매로 살고 싶었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 시절이 제법 있었다네.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가랑잎으로 구르다가 그렇게 죽고 싶구먼.
날개도 없고 의지도 없어서
불어오는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구르다가 마지막 숨 거두는.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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