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이현주 › 그래도 살아지더라

이현주 | 2017.06.20 10:38:2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이현주2482 <관옥글방/풍경소리>9 


그래도 살아지더라


내 나이 마흔 고개 넘으면서부터 돈 눈치 안 보고 살았다.
사고 싶은 것 있어도 돈 없으면 사지 않았다.
먹고 싶은 것 있어도 돈 없으면 먹지 않았다.
가고 싶은 곳 있어도 돈 없으면 가지 않았다.


그래도 살아지더라, 살아지더라.
돈 때문에 남편 죽이고 딸도 죽이고
돈 때문에 형 죽이고 아내도 죽이는
어이없도록 망가진 자본주의 마지막 시궁창 같은 이 세상에
하필이면 인간으로 태어나 쥐꼬리만큼이라도 남은 인간의 존엄!
그것 하나 지킬 수 없다면 깨끗이 굶어죽겠다고
그렇게 마음먹고
독하게 마음먹고
돈 눈치 안 보고 살았다.
그래도 살아지더라, 살아지더라.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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