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2948.
옥합
내 지닌 가장 소중한 것
무엇도 섞지 않은 유일하고 순전한 것
언젠가 내 생애도 찾아올지 모를 눈부신 날
아껴 쓰려 지녀온 것
당신께 전합니다
한 두 방울이 아니라
옥합을 깨뜨린 것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거니와
오직 한 분
오직 한 번
당신 외엔
어디에도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인이 전한 향기
여전히 우리의 코끝을 찌르는데
멀쩡한 옥합 자랑하는
자랑 삼아 보관하는 우리의 옥합에는
그때 그 향기가 없습니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