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이해인 › 모기에게

이해인 | 2015.02.16 07:57:1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이해인1333 <희망은 깨어있네/마음산책>

 

모기에게

 

성가시긴 하지만
그래도 정다운 모기야

 

내가 항암주사 맞는 환자라고
이젠 너마저
나를 살살 비켜가는 거니?

 

내 피가
더 이상 달지 않고
맛이 없음을
용케도 잘 안다 이거지

 

언제나 나를 좋아하기에
올 여름에도
피를 주려고 각오했는데
단 한 번도
날 찾아주지 않아
서운한 심정
왕따당하는 나의 이 심정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모기야

 

ⓒ이해인(수녀) <희망은 깨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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