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마가복음 › 하늘과 땅 사이에서

서창원 목사 | 2008.07.26 22:57:0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성경본문
막4:1-9
설교자
서창원 목사
참고
새길교회 2001.6.3 주일설교
지난 6월 1일자 동아일보 문화면에 의 소개가 있었다. 현대사회의 다양한 교회 가운데 새로운 대안교회로 새길교회 모습이 잘 부각되어있다. 라는 제목아래 담임목사와 교파와 교회당이 없는 새길교회의 특징이 잘 소개되어 있다. 이제 새길신앙공동체는 15년의 연륜을 이뤄가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 있어서 연륜이 채워지게되면 삶의 여정에 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신앙공동체인 교회도 때때로 자기 점검이 필요한 것이다. 새길공동체는 이 시점에서 대안 교회로서 자기 성찰과 방향에 대한 자리매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로서 성서를 중요시한다. 성서는 하나의 렌즈로서 우리가 보게되는 것과 더욱 깊어지는 관계 속에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성서신학자 M. 보그는 말한다. "참 하나님"이며 "참 인간"으로 예수는 우리가 그를 통하여 하나님을 보고 하나님으로 충만한 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보는 렌즈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M. 보그는 예수의 가르침 특히 비유를 통해서 증거되는 예수의 선포는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첫째, 예수의 선포에는 늘 "귀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또는 "눈 있는자는 볼지어다"라는 깨달음의 가르침이 뒤따른다. 예수는 이 깨달음을 경구(아포리즘)말씀을 통해서 선포하였다. 그는 하나의 현자로서(지혜의 스승) 지혜의 말씀을 선언하였는데, 그의 선포에는 지금까지의 인습적 관점에서 보고 깨닫는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관점에서의 깨달음이었다. 기존적인 것에 대한 대칭적인 도전이라는 기반에서의 반대적 제안이 아니다. 그의 교훈은 한차원을 넘어서는 차원에서의 깨달음에 서있기 때문에 인습적인 전통과 관점을 초월하는 지혜의 말씀인 것이다.

둘째, 이러한 선포를 통해서 인간들이 형성하고 있는 세계관을 벗어나는 탈 중심화이며, 재중심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기존적인 지배계층의 질서와 가치체계에 대한 전복이며 더불어 새로운 세계상이 근성이기도하다. 힘없는 사람, 율법에서 버림받은 사람, 기존적인 세계에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구성되는 세계상이다. 그래서 예수의 가르침은 늘 재중심화를 말한다. 이제 변두리는 변두리가 아니라 변두리가 없어지는 세계인 것이다. 높아지려고 하는 자는 낮아지고 낮아지려고 하는 자는 높아지는 세계의 비젼인 것이다.

셋째, 이러한 예수의 깨달음에 근거한 선포는 세계에 대한 재 중심화일뿐 아니라 드디어 새 삶의 시작인 것이다. 이것도 과거의 시대와 질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역사의 심화된 진보이며 창조적 진화의 새 역사창조인 것이다. 이러한 질적 심화 확산이 하나님 나라인 것이다.

이런 예수의 가르침의 구성적인 특징의 조명에서, 오늘 읽은 "씨뿌리는 비유"를 읽어보기로 하자.

오늘의 비유에는 중요한 3단어가 있다. 즉, 씨, 흙, 열매이다. 씨가 흙과 만남을 통해서 열매를 맺는 과정인 것이다. 여기서 씨는 깨달음이며 능동적인 성격을 띤 하늘과 같은 것이라면 흙은 씨를 담아내는 선택적 인고를 감당해 내야하는 수동적인 수양 수련의 성격을 띤 것이다. 씨와 흙의 만남은 일방적인 관계라기 보다 상호의존적이며 과정적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씨라도 흙을 잘못 만나면 열매를 얻을 수 없고, 아무리 옥토라할지라도 씨가 없다면 역시 열매라는 창조적 결과를 이룩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양자의 관계는 "하늘과 땅 사이"와 변증법적 과정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이 관계적 작용가운데 4가지 형태의 변화가 나타난다.

① 씨는 좋지만 흙이 전혀 없는 길바닥 같은 경우

② 씨는 좋지만 흙이 얕은 돌작 밭 경우

③ 씨가 가시덤불의 흙에 떨어진 경우

④ 씨가 좋은 옥토에 떨어진 경우

위의 4가지는 씨와 흙과의 교차적 다양성을 조화있게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더러는 씨앗이 좋은 옥토에 떨어져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 마지막의 경우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깨달음과 소망의 씨알이 들판에 뿌려졌습니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여름의 장마와, 쨍쨍 찌는듯한 더위 속에서, 변덕스러운 기후를 넘어서고, 하루하루의 변화 무쌍한 세상이 세파에서 들려오는 여론과 변덕스러운 심령들의 우왕좌왕에서 견디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정주는 한송이의 모란이 되어 나오기까지의 어려움을 읊었을 것입니다.

어떤 시련과 도전과 내부의 우여곡절을 넘어서 초지일관해서 하나님 나라의 꿈을 피어내고 열매를 맺어 내야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뿌려진 씨앗이 도전적인 장애를 뚫고 땅의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까지 많은 인고의 세월이 필요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 움직여서 크게 몰려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기회주의적 처신과 물러나감 때문에 뿌리를 내리고 열매 맺는 일이 더디어 지기도 했습니다. 씨앗 가운데 가시덤불에 박혀 성장이 막힌 한때도 있었습니다. 교회의 제도, 체면 그리고 이 씨앗에 대한 참다운 믿음이 불철처했던 까닭일 것입니다.

그러나 생명의 씨앗은 흙과의 사랑의 만남을 통해서 드디어 꽃피우고 열매 맺혀 창조적인 계승을 할 수 있기 위해서 철저한 사랑의 확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새길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깨달음의 자리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좋은 흙이되어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현실을 이 땅위에 실현시키고자하는 공동체로 태어난 것이며 이를 위해서 존재하는 생명의 공동체이다.
새길교회의 큰 특징은 그리스도의 선교와 하나님 안에서의 깊은 친교가 큰 특징인 공동체이다.
이 공동체가 이룩해 내려는 열매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질적으로 심화시켜 확산하려는 창조적 영성을 이룩해 내려는 것이다.
이 열매가 이러한 꽃이 지속적으로 맺어지고 피어날 때 우리는 하늘과 땅을 창조적으로 종합하여 이어주는 생명의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시 한번 본문의 비유로 돌아가서 4형태의 '하늘과 땅과의' 만남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 공동체인지를 다시 한번 묻고 우리를 스스로 이 비유 앞에 세워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창조적 영성을 오늘의 한국교회에 보여주고, 증거하는 공동체가 될 것인가를 다시 한번 실존적 절박함을 가지고 책임적으로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평신도 열린공동체 새길교회 http://saegilchurch.or.kr
사단법인 새길기독사회문화원, 도서출판 새길 http://saegi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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