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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2.05.07 07:20:5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3045] 2022년 4월 23일 토요일

 

“어머니, 항상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샬롬! 꽃피는 4월의 네 번째 주말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도 내내 건강하고 행복한 주말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부산에 ‘중장년층을 위한 아파트’가 서는데, 보증금이 7~8억이고, 한 달 관리비가 300~40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 있는 사람이 어떻게 살든지 자유이겠지만, ‘돈 있는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도 아주 째끔은 헤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이 가지지 못한 자의 어리석고 미련한 생각일까요?

 

독서실 아르바이트는 다른 알바에 비하여 심심했습니다. 모두 말을 아꼈고, 자동화기계가 설치되어 있어서 서로 마주할 일도 적었습니다. 저 역시 청소를 마치면 카운터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었습니다.

 

독서실이 마감하는 시간이 되면 늘 한 명이 남아 있었습니다. 가장 안쪽 자리에서 공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 마감을 알리는 것이 저의 마지막 일과였습니다. 여느 날처럼 그의 어깨를 살짝 두드리자, 그가 깜짝 놀라며 짐을 쌌습니다. 저는 카운터로 돌아와 그를 기다렸습니다. 허둥지둥 나온 그가 뜻밖에 저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도 기다려주셔서 고마워요.” 그러곤 가방에서 사탕을 꺼내어 제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그의 따스한 말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며칠 후,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고기를 사 두었는데, 집에 언제 올 거냐?’고 물었습니다. 서울에 혼자 올라온 아들이 걱정되는 모양이었습니다. 저는 독서실에서 겪은 일이 떠올라 통화를 마치기 전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어머니, 항상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주말에 갈 테니, 그때 봐유~.” 아무래도 어색해서 사투리까지 써 가면서 인사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웃으면서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얼마 뒤, 어머니께서는 “우리 아들, 철들었네!”하시면서 이 일을 동네방네 자랑한 사실을 전해 들었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었습니다. 독서실에서 그가 말없이 나갔더라도 불만을 품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어머니께 건넨 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모처럼 건넨 한마디가 상대방을 기쁘게 하고 하루를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출처; 좋은생각, 최재연 / 충남 아산)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속담 중에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 한 마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겁니다. 하건만, 우리는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해야 할 말은 하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될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런데, ‘독서실의 마지막 그 사람’은 꼭 필요한 말을 했습니다. 아니, 독서실 아르바이트생을 감동시키는 말을 했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도 기다려주셔서 고마워요.”(물맷돌)

 

[은쟁반에 담겨 있는 금사과가 보기에도 아름답듯이, 경우에 따라서 적절히 하는 말은 얼마나 듣기가 좋은가?(잠25:11,현대어) 나는 교회에서 방언으로 만 마디를 말하는 것보다,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다섯 마디를 말하기를 원합니다.(고전14:19,쉬운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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