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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3.09.16 21:22:4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34.jpg[아침편지3433] 2023년 7월 22일 토요일

 

설령 잘해내지 못할지라도, 저는 엄마 곁에 있기로 했습니다.

 

샬롬! 지난밤 편안히 잘 쉬셨는지요? 7월 22일 토요일 아침입니다. 7월의 네 번째 주말인 오늘,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당신이 놓칠 수 있는 암 신호 10가지’ 중 아홉 번째는, ‘출혈’입니다. 기침할 때 피가 나오면 폐암의 신호,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온다면 결장이나 직장암의 표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 출혈을 경험한 여성은 자궁 혹은 자궁내막암에 대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만일 유두에서 피가 새어 나온다면 유방암, 소변 볼 때 피가 섞여 있으면 ‘방광암이나 신장암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어제 이어서)사실, 견딜 자신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전 처음 겪는 일일지언정 도망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결심한 이유가 사랑이든 책임감이든 상관이 없었습니다. 설령 잘해내지 못할지라도, 저는 엄마 곁에 있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제가 아버지와 함께 돌보는 동안, 엄마가 보인 행동은 ‘말 안 듣는 어린아이’보다 더 심했습니다.

 

식사는 한 시간 반씩 걸렸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고집을 부리고, 중요한 물건을 아무도 찾지 못하게 숨겨놓았습니다. 어떤 날은 몇 시간 내내 엉엉 울었고,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끝도 없이 구사했습니다. 한눈파는 사이, 집안의 화초 잎을 다 꺾어놓았고, 가족들의 만류에도 아랑곳 않고 물구나무를 서려고 하는 등, 기괴한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그리운 엄마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저의 마음도 점점 절망으로 물들어갔습니다.

 

엄마의 엄마가 된 후, 저는 ‘돌봄의 순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노년에는, 누구나 어린아이처럼 불안하고 위태로워지기 쉽기에,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저 또한,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의 돌봄을 필요로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다 공평하게 나이를 먹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돌봄 없이 성장한 사람이 없듯, 돌봄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진정한 돌봄을 완성’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살면서 제가 ‘받은 돌봄’이 당연한 것이라면, 제가 ‘돌려줘야 할 돌봄’도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것을 ‘불운이나 불행’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지 않을까요? 억지로 거스르려고 하거나 도망치지 않는 한, 삶이 있는 곳에서 돌봄은 계속될 것입니다.(출처; 좋은생각, 유혜진 / 작가)

 

저도 작가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그 돌봄의 대열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4형제 중 셋째입니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요양원에 계실 때, 그의 아내가 먼저 ‘우리가 아버님을 모시자!’고 했습니다. 물론, 그에게 부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둘째며느리’가 모시자고 하니, 따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그가 목회하던 교회의 교인들도 적극 환영하는 눈치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24시간 누워계신 채로 지냈습니다. 그래서 대소변 받아내는 것은 물론, 매일 세수와 목욕까지 시켜드려야 했습니다. 식사대접은 그의 아내가 담당했습니다. 가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대접하던 밥그릇을 집어던지곤 하셨습니다. 그리고 가래가 막혀 숨쉬기 곤란해 하셔서, 할부로 석션기를 구입해서 수시로 가래를 뽑아내드려야 했습니다. 어떤 땐, 대변이 나오지 않아서 비닐장갑을 끼고 손가락으로 대변을 뽑아내야 했습니다.

 

그 친구는, 목사관에서 그의 아버지가 소천하실 때까지 8개월 가까이, 그렇게 모셨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지금도 저를 만나면, 그 당시 그런 결정을 해준 ‘그의 아내가 참으로 고마웠다’고 말하곤 합니다.(물맷돌)

 

[너희가 늙더라도, 나(여호와)는 여전히 너희를 업고 다니겠다. 너희가 백발이 되어도, 나는 너희를 품고 다니겠다. 나는 항상 똑같이 너희를 돌보아주겠다.(사46:4,현대어) 믿음이 적은 자들아! 오늘 피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질 꽃들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잘 돌보아주시는데, 하물며 너희야 더 잘 돌보아주시지 않겠느냐?(마6:30,현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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