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여유 있는 싸움

조주희 목사 | 2024.01.02 20:36:5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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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여유 있는 싸움

 

‘늘 감사하는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집 거실 한쪽 벽에 캘리그래피로 쓴 ‘늘 감사하는 삶’이란 조그만 액자가 있는데 소파에 앉으면 정면으로 보여 눈을 피할 수 없습니다. 어느 날은 이 글귀를 보면서 감사로 마음을 채우지만 반대로 속상한 날은 이 짧은 경구가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우리 삶은 어려운 일이 복병처럼 나타날 때가 있고 그렇게 되면 감사한 마음은 유리그릇 깨지듯 산산이 부서지고 맙니다. 감사한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어려웠던 일로 인해 아픔과 고통에 빠져 금세 우리 마음은 점령당합니다. 그래도 감사하자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번번이 감사가 참패당하는 걸 경험하곤 합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일어납니다.

그런 면에서 감사하며 사는 삶은 해석학적으로 볼 때 전쟁과도 같습니다. 늘 감사하며 사는 삶은 해석학적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만 가능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이런 전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억지로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싸움에 대한 강박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심호흡하면서 여유를 가져도 괜찮습니다. 적어도 우리 편에 하나님이 계시니까요.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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