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내적 충만

보시니 | 2004.03.18 17:44:2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우리는 겉치레에 지나친 관심을 갖고 살아갑니다. 사람을 판단할 때도 그 사람의 외모로 판단하기 십상입니다. 여성들의 자가운전이 많아지면서 부인들도 좋은 차를 선호합니다. 작은 차를 운전하고 호텔 앞에 들어서면 "아줌마, 차 저리 빼요" 그런답니다. 그래서 작은 차보다 크고 좋은 차를 굳이 타고 다닌다고 합니다.
관공서를 갈 때는 반드시 제일 좋은 옷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가라고 합니다. 우선 옷차림이 신통치 않으면 괄시하고 일을 잘 봐주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옷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기도 하고 수준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옷을 날개라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한테 옷이나 차는 분명 사회적 지위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것은 사람들의 판단 기준일 뿐 하나님의 기준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고 택하지 않으십니다. 사람은 내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외모를 봅니다.
대단히 총명하지만 추하게 생긴 한 랍비가 로마제국의 공주와 말을 나눴습니다. "굉장한 지혜가 이런 더러운 그릇에 들어 입답니다"하면서 랍비가 자기 머리를 가리키더니 갑자기 "왕궁에 술이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공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어떤 그릇에 들어 있습니까?"하고 또 물었습니다. "단지나 주전자 같은 보통 그릇에 담아 두지요." 그러자 랍비는 놀랍다는 듯이 "왕궁이라면 금, 은그릇이 많이 있을 텐데 어째서 그런 그릇에 담았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공주는 그 즉시 술을 모두 금은 그릇 같은 것에 옮겨 담았습니다. 그러자 술맛은 변하고 냄새까지 났습니다. 황제는 노하여 공주를 꾸짖었고 공주는 랍비에게 왜 그렇게 시켰느냐며 따졌습니다. 그러자 랍비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공주님께 매우 귀한 것이라도 보통 그릇에 넣어 두는 편이 좋은 경우가 있다는 걸 가르쳐 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외모는 내면의 보물을 담는 그릇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귀한 보물이라도 우리의 보잘것없는 몸에 간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귀한 보물을 진귀한 그릇에 담으려다 보니 보물보다 그릇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나치면 외모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를 외모 만능시대라고 합니다. 살빼기, 키 늘리기, 염색, 성형중독 확산 등 정신병적 신드롬이 일고 있습니다. 멀쩡한 몸을 결점이 있다 생각하며 마구 뜯어고치고 있습니다. 이것을 의학용어로 '신체변형장애증'이라고 합니다. 어린 학생들에서 나이든 어른까지 너도나도 고치기 열풍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내면이 성숙한 사람은 자신의 외모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내면이 성숙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내면적 성숙입니다. 그리고 이 내면적 성숙은 영성 훈련을 통해 얻어질 수 있습니다.

- 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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